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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n 16. 2018

128 『제5도살장』 - 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 커트 보니것,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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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3 - "달 표면 같았어." 빌리 필그림이 말했다.

히로시마 원폭의 두배 사망자를 낸 드레스덴 폭격을 하나의 축으로 삼은 미국작가 커트 보니것의 반전소설이다.

p36 - 죽음과 춤을 추지 않고는 어떤 예술도 불가능하다. 그는 그렇게 썼다.

그래서 보니것은 포 발사를 이렇게 묘사하(시)는데...

p52 - 포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바지 앞자락 지퍼를 여는 것처럼 찢어지는 소리를 냈다.

독일식 반전소설은 #서부전선이상없다 , 영국식 반전소설은 #먼북으로가는좁은길 이었다면 미국식 반전소설은 한껏 비틀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SF적 감성을 지니고 있다.

p80 - 그는 1944년에 독일 땅을 걷는 동시에 1967년에 캐딜락을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빌리 필그림은 외계인인 트랄파마도어인에게 납치된 후 동물원의 전시물이 되기도 하고 무작위적 시공간여행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인생 동안을 시간여행을 통해 수시로 넘나드는 빌리 필그림(천로역정에서의 그 순례자 크리스챤을 연상시키는)은 전쟁의 비극(경험, 상처, 관계 등)이 기억으로 남는 것이 아닌 살아있는 맥박, 날아드는 총알을 발사시킨 방아쇠에 닿은 적군의 손가락의 긴장을 공기의 떨림을 통해 매순간 체험하는 현재임을 보여준다.

p140 - 우주의 방문객은 기독교를 진지하게 연구했다. 기독교인이 그렇게 쉽게 잔인해질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는 적어도 문제 가운데 일부는 신약의 이야기가 너무 엉성한 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p143 - "그게 전쟁의 매력이죠." 로즈워터가 말했다. "모두가 반드시 뭔가 조금씩은 얻는다는 거."

십자군(기독교)와 미국이라는 나라의 유사성, 일견 무기력하지만 사회적 성공으로 포장되는 빌리 필그림, 반복되는 '뭐 그런거지'라는 문단 끄트머리의 한 마디를 반복함으로써 숙명을 비꼬는 듯한 한숨까지 작가의 풍자와 비판이 사회전방위적으로 골고루 담겨있는 소설.

p.s. 그런데 오늘같은 날 책 읽으니 너무 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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