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친구를 아이 둘은 둔 어른이 되어 안산에서 다시 만났다. 검정 교복을 입고 교실을 운동장 삼아 뛰어다니던 그때, 작고 옆으로 단단해서 꼭 김병만 달인 스타일의 친구가 어느 날 3학년 교실에 나타났다.
그 당시 담임은 송건호 선생님.뽀빠이 만화에 나오는 불루토 같은 수염이 많이 난, 사나이 타입의 선생님 이셨다. 반 친구들이 잘 못했을 땐, 우선 시계부터 풀고 회초리를드셨다. 무섭기도 했지만 블루토 선생님은 정이 많은 의리의 사나이셨다.
겨울어느 날,생전 처음으로 3일 내내 학교를 가지 못했다. 음식 때문에 배탈이 나서 많이 아팠었다. 블루토 선생님이
집으오 전화를 하셨고, 어머니와 한참 동안 얘기가 오갔는데, 몸조리 잘하고 푹 쉬다가 나오라 하셨다.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에는 학생이 학교를 안 간다는 것은 엄청 큰 잘못이었다.
어느 날, 자그마한 친구가 당찬 기세를 뿜고 전학을 왔었고, 우리 패들과 친해졌다. 그가 안산에서 다시 만난 친구다. 우리 반에는 함께 쏘다녔던 친한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늘 함께 다녔고 특히 방과 후에는 학원도 같이 가고, 탁구장에도 함께가고, 서로의 집을 오가며, 거의 모든 일을 같이했다.
지금도 그 친구들은 형편상 멀리서나마 서로를 지키고 있다.의찬, 종휴, 항재, 정문, 정복그리고 나!
여러 사정으로 지금은 각 자가 멀리 살고, 직업도 각 자가 다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언제나 늘 마음 가까이에서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