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이탈리아
독신 생활을 오래 해왔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해외에서 혼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저에게는 가끔 철저히 혼자 있는 시간이 그리워질 때가 있는데, 아마도 하루 종일 남편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늘 손님들과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북적이며 살아야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저는 젊었을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을 참 좋아했던 것 같고, 힘든 직장 일을 마친 주말이면 혼자 차를 타고 사우나에 갔다가 비싸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제 나름의 힐링 시간을 보냈으며, 운전하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가끔 미사리나 양평 쪽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오거나 고향인 부산을 피곤한 줄도 모르고 자주 오갔는데, 오로지 저만의 공간이었던 자동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보내는 시간은 그 무엇보다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결혼 후에는 그런 시간을 좀처럼 갖지 못했고, 미용실을 오픈하고 나서는 하루하루가 너무 바빠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갈증은 점점 더 커졌고 결국엔 감정이 폭발하면서 다소 보수적인 남편과의 긴 실랑이 끝에 혼자만의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고, 마침내 그 꿈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큰 캐리어를 끌고 떠난 8일간의 이탈리아 여행은 짐을 싸고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그 순간부터 이미 여행의 행복이 시작되었고, 매일 아침 혼자 일어나 좋아하는 호텔 조식을 먹고 이어지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관광지들을 조용히 깊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간은 그 자체로 큰 기쁨이었으며, 책과 영화에서만 보아왔던 유적지와 자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중심에 제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황홀하고 벅찼습니다.
무엇보다 주변의 일상적인 일들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으니 마음이 더없이 자유롭고 홀가분해졌으며, 오롯이 저만의 시간이었기에 더욱 행복했고, 그게 ‘여행’이라는 점에서 그 행복은 배가 되었고, 작년에는 스페인으로도 다녀오게 되었는데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들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경이로움, 세비야와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 그리고 포르투갈의 땅끝 마을 까보다로카의 장엄한 풍경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잊히지 않습니다.
저는 혼자 여행을 떠나면 그 여행지에서의 감동과 스토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특별한 휴양지가 아니라면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느끼며, 그렇게 하나둘 쌓여가는 여행의 즐거움은 언젠가 저를 위한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어줄 것 같아 기대하게 되고, 언젠가 법정 스님처럼 여행 자체가 저에게 깨달음과 평화를 주는 여정이 되기를 조심스레 바라게 됩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나 자신을 가장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선물이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삶의 균형은 언제나 ‘함께’와 ‘홀로’ 사이를 오가는 그 리듬 속에서 피어난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저는 오늘도 저를 더 자유롭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여행을 꿈꾸며, 나만의 여정을 소중히 이어가기로 마음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