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이유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유능한 개발자분과 티타임을 하다, 나의 강의나 멘토링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돌아온 질문. "틀릴 수도 있는데, 주저하게 되거나 부끄럽진 않으세요 혹시? 저는 그럴까 봐 못하겠더라고요."
나는 알게 된 정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있어서 주저함이 없는 편이다.
첫째로 경험이나 노하우는 절대적인 참/거짓 값을 갖는 게 아니므로 틀린 명제가 되기 어렵고
둘째로 내가 몰랐으면 분명 다른 누군가도 이를 몰라 어려움을 겪을 거란 생각을 하고 (설마 이 5000만 인구 중에 나만 몰랐을까?)
셋째로 그 정보가 궁극적으로 공유할만한 가치거 정보인지 아닌지는 시장(독자)이 판단할 일이지, 내가 으레 겁을 먹고 미리 판단할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며
한 발 더 나아가서는 설령 반응이 미적지근하더라도 때로는 '이건 정말 유용한 게 맞아. 그걸 몰라보는 너희가 틀린 거야'같은 치기 어린 신념마저 있어야, 결국 그걸 바탕으로 무언가를 시도하고, 가치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시도, 도전은 자기부정이 아닌 자기 긍정에서 시작되니까.
물론 지혜로운 사람은 대개 겸손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들 한다.
그런데 진짜 지혜는 자기가 겸손해야 할 때와 겸손하지 않아도 될 때를 구분하는 능력이고, 진짜 겸손은 마냥 숨기고 움츠려드는 게 아니라 자신을 내보인 뒤 그것이 틀렸을 때, 그릇되었을 때 이를 인정하고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