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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터 Nov 20. 2023

고객/파트너의 신뢰를 얻는 방법

고객의 문제에 집중하고 고객의 불안을 해결해 주기

부트캠프 강사 제안,
일정이 절대 맞지 않음에도 
협업이 성사되었다 


내년 3~4월을 일정으로 부트캠프의 메인 강사로의 제안이 들어왔다. 


정확히는 24년 2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예정된 일정이었는데, 문제는 이미 2월까진 내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다. 연초 1~2월에 진행 예정된 강의와는 다른 타깃과 방식의 강의였기에, 더 많은 취준생~주니어 분들을 만날 기회인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커리큘럼을 경험할 기회라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어떻게든 협업 기회를 가져가고 싶었다. 그러나 일정이 문제였다. 기관 측에서, 여러 이유로 일정의 변경 가능성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협업이 결정되었다. 일정 변경은 어렵지만, 내 주변 현직자 강사를 추천해 커리큘럼과 일정을 분담하는 방식으로라도 진행하기로 하여 이번 신규 교육에 협업을 제안주신 것. 해당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다른 캠프와의 콜라보가 예정된 캠프였기에 일정 변경은 어렵지만, 어떻게든 나를 강사로 하는 과정으로 만들고 싶어 하시는 걸로 이해했다.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대체 일정도 맞지 않고, (비록 다른 포트폴리오는 많을지언정) 협업은 이번이 처음인 상대에게,  어떻게든 같이 협업하자고 결정하고 제안주신 배경은 무엇일지, 어떤 점이 나의 selling point였을지, 다시 말해 어떻게 고객의 신뢰를 얻어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결국은 고객 관점의 사고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가 해결하길 원하는 문제와 고객에 집중하기


사실 일정이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서면으로 확인했음에도 볼구하고 나는 미팅을 진행했다. 이유는 내가 정말 협업하고 싶은 상대라는 확신만 줄 수 있다면, 일정과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추측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이는 맞았다.


정말 협업하고 싶은 상대방으로서의 신뢰를 주는 방법은 간단했다. 오로지 고객이 해결하고 싶어 하는 문제와 고객의 성공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일정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 모든 논의가 소용이 없을 수도 있음을 알고서도 나는 약 1시간 30분의 미팅동안 나는 아래와 같이 강의의 고객인 수강생에 대한 질문만 던졌고, 모든 화두를 이쪽으로 맞추었다. (일정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 어떤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강의인지

- 수강생이 지닌 문제에 대해선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 최종적으로 수강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와 목표는 무엇인지

- 그 관점에서 수강생에게 가장 적합한 커리큘럼과 전달 방식은 무엇일지 


제품/서비스를 설계하고 개선하고 운영하는 관점에서 일정과 방식, 비용 등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앞서 이 제품/서비스의 최종 사용자 혹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게 모든 담당자/실무자의 핵심 목표다. 이를 위해 일정과 방식을 설계하고 비용을 마련하고 조정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잠재 파트너로서 가장 먼저 이야기할 내용은 제품/서비스의 고객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고객에 대한 집중 내지는 집착, 이를 바탕으로 한 고객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신뢰를 제공한다. "나는 당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 혹은 당신의 고객에 정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그다음-일정과 방식, 비용에 대한 검토와 논의가 있다. (사실 이는 채용과 이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불안을 잠식시키기 (리스크와 비용 낮춰주기)


그러나 이처럼 상대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상대의 고객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모든 게 성사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고, 모든 업무에는 비용 cost 또는 리스크 risk 요인이 있다. 아무리 좋을 것처럼 보여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혹은 그런 불안을 잠식시키지 못하면 일은 성사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교육 과정을 설계 및 운영을 담당하는 매니저님이 생각하거나 실제로 경험하는 이 프로젝트의 비용과 리스크 요소, 그리고 이에 따른 불안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이를 높이거나 낮추게 될까?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 담당자분의 업무 과정과 각 단계에서의 핵심 질문을 생각해 보았다.


1) 강사 탐색의 과정 > 강사가 누가 있을까? 
2) 강사와의 핏 확인 과정 > 그 강사가 우리 과정의 취지와 타깃에 적합할까? 
3) 강사의 역량 확인 과정 > 그 강사가 실제로 강의를 끌어갈 수 있는 해와 경험이 있을까?  
4) 비용과 일정 검토 > 물리적으로&물질적으로 이 강의가 진행될 수 있는가? 


위 모든 단계에서 담당자는 탐색과 논의 과정에 확률은 높이고 리스크는 낮추기 위해 시간을 소요한다. 심지어 이 시간은 비용인 동시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재탐색 시간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목표 일정이 다가올수록 목표한 일정 내에 강사를 물색하여 성사시킬 수 없을 확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담당자는 당연히 3) 단계까지 논의된 건을 마지막 4) 단계의 비용과 일정 등의 이슈로 엎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든 우회하거나 방안을 찾는 게 합리적인 결정이다.


이러한 업무의 흐름과 맥락을 생각했을 때에, 주변 현직자 또는 강사의 추천은 4) 단계 이슈를 해결하는 동시에 1~3)의 비용과 리스크를 대폭 줄이는 방안이 된다. 새로 물색할 필요 없고, 주변인이니 핏도 맞을 확률이 크고, 역량도 있을 확률이 크니까. 물론 이 역시 검증이 필요하지만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확률은 높고 비용은 감소한다. 


다시 말해, "비록 일정 부분에서 맞지는 않지만 이 역시 나를 통해 해결하면 훨씬 쉽다. 비용과 리스크가 감소한다"라는 확신 또는 제안만 줄 수 있다면, 상대가 생각하는 불안은 감소할 수 있다. 


만약 나에게 추천할 수 있는, 결이 맞는 현직자 강사가 없었다면, 아무리 내가 고객의 문제에 집중했다 한들 최종적으로 비용과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해 이 협의가 성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어떻게든 리스크와 비용을 낮춰주는 것이 두 번째 방법이다. 




강의와 강연, 기고와 출판 등 회사 시간 이외에도 나만의 비즈니스와 협업을 약 2년간 이어오면서,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제품의 설계, 가설의 검증, 고객 발굴과 학습, 마케팅, B2B 협업, BM에 대한 이해와 체감은 결국 크든 작든 자기만의 주도적인 사업을 할 때에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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