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고 서로의 뺨을 때린다.
약하게, 때론 세게.
이따금 서로에게 묻는다.
맞은 곳은 괜찮으냐고,
내가 때린 그곳이 많이 아팠냐고.
서로는,
서로에 가려 보지 못한다.
앞도,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돌아서지 못한다.
오랜 시간 그들은
못 지켜진 것들을 잃으며
잃어도 될 것을 지키는
서로의 앞에 선, 망부석이 되었다.
올려진 손에 힘을 죽이고
부드럽게 어루만져라.
망부석이 된 두 발을
몇 발작만 옮겨 나란히 하라.
마주 보지 말고,
한 곳도 보지 말고,
그저 같은 방향을 보라 한다.
뛰지 않아도 좋으니
꾸준히 걷고,
쉬었다 가도 좋으니,
포기하지만 말라한다.
지금이라도
반복되는 미궁을 벗어나
서로의 앞을 터주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