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들의자 Jul 26. 2022

#3. 이직의 사유, 사람 or 조직 ?!

10년 차 직장인의 첫 이직 경험담과 소소한 팁

(회사) 간판 보고 들어갔다, 사람 (리더) 때문에 나간다

 잠시 몸담았던 두 번째 회사의 한 팀장님이 했던 말이다. 채용 관련 솔루션을 설명하며 서두에 회사의 간판이 채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구성원을 (조직 내) 성장하게 하고 지속하게(Retention)하는 것, 그리고 그 구성원이 결국 떠나가게 하는 것은 사람 때문이라는 뜻이었다. 이직 경험담의 첫 순서로 풀어내고자 했던 주제는 사실 그동안의 나의 커리어를 되돌아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짧게나마 짚고 넘어가고 싶었던 주제, 이직해야겠다는 목표에 집중하느라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인 '내가 왜 이직하고자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우선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조직, 사람 무엇이 문제인가

 이직을 하는 이유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겠으나, 결국은 조직과 사람 두 가지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그리고 그 둘 중 내가 많은 노력을 들여 이직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명확히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비전, 성장성, 구성원에 대한 처우 등 조직의 문제라면 더 큰 조직, 성장하는 회사로의 이직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 함께하는 리더 등 사람과의 관계가 문제라면 이직을 통해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어, 이 문제는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영원하지 않고, 그 리스크는 어느 조직이든 비슷하다

 어느 조직이든 리더는 조직 내 뚜껑(Cap) 역할을 하게 되고, 이 뚜껑의 높이와 넓이에 따라 해당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 가능성이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리더(뚜껑)와의 마찰은 조직 생활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을 갖게 하는 요소다. 조직에 따라 리더가 갖고 있는 권한에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그 권한이 유지되는 기간은 통상 그리 길지 않다. 리더 개인의 역량, 조직의 뒷받침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직을 시도할 정도로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리더 또한 오랜 기간 그 권한과 지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또한, 사람(특히 리더)에 대한 리스크는 새로운 회사로 옮긴다 하더라도 질량 보존의 법칙과 유사한 또*이 보존의 법칙이 조직 내에도 적용된다는 걸 고려하면 새로운 조직에서도 그와 유사한 리더를 만날 확률이 비슷할 수 있다. 결국 사람 때문에 회사를 옮기게 된다면, 옮기는 회사에서의 사람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실제 회사의 외부인이 그 리스크를 파악해가며 적정한 회사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단순히 사람이 싫어 이직을 시도한다면 일정 확률로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도박을 하는 셈이라 볼 수 있다.   


사람이 문제라면, 우선 조직 내에서 답을 찾아보자

 운이 좋게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리더가 자리에서 내려오거나, 심하면 집에 갈 수도 있기에, 그러한 변화를 기대하며 일정기간 버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물론 굉장한 요행을 바라는 것이지만, 옮기는 회사의 리더가 지금보다 나을 확률도 결국 50:50 수준이다) 이런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다면 그때는 기간을 정해놓고(3~6개월) 일단 버텨보며, 나와 조직의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서 말한 변화란, 

 1)일단 내가 변하려고 하는 노력 (마인드, 리더와 일하는 방식 등)

 2)조직에 변화를 요청하는 노력 (리더에게 불편한 점 표현, 인사이동 등 조직 변경 요청 등)


 (변화가 안되면)이직하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는 상태라면 좀 더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필자 또한 리더와의 관계 문제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 3개월에 걸쳐 인사팀 면담, 조직 이동을 요청하였고 최종 의사결정자의 반려로 조직 이동이 불가하게 된 후 적극적인 이직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히려 회사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최대한 찾아봤다는 점이 더 미련 없이 이직 준비에 몰두할 수 있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조직의 변화가 없다면, 그때는 미련 없이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준비하는 게 맞다. 그 정도 노력에도 변화 없는 사람/조직이라면 새 회사에서 길을 찾는 게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문제를 명확히 하면 선택의 순간,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조직과 사람, 어떠한 이유로 이직을 결심했느냐는 결국 새로운 회사를 선택하는 명확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비전, 성장성, 급여 등 조직의 문제가 이슈였다면 그런 것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사람과의 관계가 문제였다면 조금 더 수평적인 리더십과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를 중심으로 지원을 하면 된다. 


 이직에도 명분과 실리가 있다면, 명분은 내가 속한 조직에서 현재 해볼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봤다는 것(나의 변화, 조직 이동 시도 등) 일 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면 그때에는 실리를 찾아 새로운 회사로의 이직을 준비하면 된다. 그 실리에는 커리어의 성장, 더 나은 보상, 놓쳐왔던 워라밸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왜 이직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도 명확히 모른 채 덮어놓고 새로운 회사로 옮긴다면, 새롭게 옮기는 회사도 간판 보고 들어갔다가, (또다시) 사람 때문에 나오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내가 회사를 옮기고자 하는 그 이유를 명확히 했다면, 이제는 그간의 내 커리어를 돌아볼 시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