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직장인의 첫 이직 경험담과 소소한 팁
좋은 회사보다 나에게 잘 맞는 회사는 어디일까?!
취준생 시절에는 크고, 좋아 보이는 회사에 입사를 선망했고, 그런 회사 위주로 지원을 했던 기억이 있다. 10년이 지나 새로운 회사를 찾을 때는 그 선호가 달라졌을까? 아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 번의 이직 실패와 또다시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뒤로는 그 기준이 조금 달라졌다. 좋은 회사보다는 나에게 맞는 회사일까?!라는 걸 우선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 몸 담고 있는 곳도 나에게 맞는 회사인지 고민하고 나와 회사의 성장이 같은 기울기의 곡선을 그리는지 반추해보며 일하고 있다. 회사를 고르고 옮기는 것이 연애와 비슷하다면 10년의 세월이 축적된 지금은 "나에게 잘 맞는"의 기준이 외적 조건(외형이 크고 간판이 좋아 보이는 등) 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나의 이직 준비를 아무도 모르게 하라
간혹 회사에서 (굳이) 회사 PC를 통해 채용공고를 찾고, 심지어 자기 자리에서 지원서를 쓰는 동료/후배들을 보는 경우가 있다. 친한 동료나 후배라면 "채용공고 확인/지원 같은 건 회사 IT팀에서 모니터링되고 있다"라고 귀띔해주며, 되도록 이직 준비는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조언해주곤 한다. 얼마나 회사를 떠나고 싶으면 굳이 회사에서까지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널리 알려 좋을 게 있고 결코 알려서 좋지 않을 게 있다. 내가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건 후자에 속한다. 친한 사이라도 특히나 직장 동료, 선/후배 관계에서는 조심하는 게 좋다. 모든 것이 확정되고, 떠나는 그 순간까지는 되도록 나의 이직 준비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준비하자. 그게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주변을 위해서도 좋다.
나에게 잘 맞는 채용 플랫폼 100% 활용하기 (필자 기준 활용도 높았던 플랫폼은?!)
이직의 이유도 명확히 하고, 경력기술서/이력서도 정리되었다면 이제 지원할 직무/회사를 찾는 게 순서다. 다양한 채용 플랫폼들의 발달로 이제는 간단히 모바일로도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까지 가능하다. 필자가 이직을 준비하며 요긴하게 썼던 플랫폼/App을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잡코리아/사람인/인크루트
맞춤형 채용공고 설정을 통해 원하는 직무/회사에 대한 알림을 받고, 모바일 App을 통해서도 간단히 이력서를 업로드한 뒤, 헤드헌터/인사팀을 통해 입사 제안을 받는데 활용하기 좋다. 필자는 출퇴근 시 지하철에서 주로 App을 통해 공고를 확인하고, 틈틈이 이력서를 수정하고 제안을 받는데 요긴하게 활용했다.
2) 원티드/리멤버/링크드인
원티드는 IT/스타트업, 리멤버는 동종업계/산업군, 링크드인은 외국계 등 다양한 산업군 대상 입사 제안을 받는데 활용하기 좋다. 원하는 산업군/직무에 따라 활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히 활용하면 좋다.
3) 잡플래닛/블라인드/크레딧잡
지원하려는 회사 또는 입사 지원을 제안받은 회사에 대해 기업문화, 장/단점, 연봉 수준을 확인하기 좋은 커뮤니티 App이다. 블라인드 평점 3.0 이하라면 한 번쯤 고민해보고 지원하라는 Rule이 있을 정도로 회사사정과 기업문화를 확인하기 좋은 수단들이다.(특히 해당 기업의 단점) 익명성에 기반한 App이다 보니 과장되거나 단점 위주로 부각되는 점은 필터가 필요한 부분이고, 크레딧잡은 대략적인 연차별 연봉을 확인하는데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나만의 기준을 세워 지원하기
경력 이직은 나의 직무/소속 회사에 따라 지원 가능한 회사와 산업군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물론 CFO 산하 공통 스탭 역할 직무 등은 제약이 적긴 하다) 취준생 시절처럼 무턱대고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합격하더라도 무턱대고 갈 수도 없다) 나만의 기준을 세워 직무와 회사를 선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무턱대고 지원하다 면접장에 가게 되면, 생각보다 곤란한 경우를 겪게 되기도 한다.(특히 회사가 찾는 직무역량과 미스매치일 경우 서로가 시간낭비를 하게 된다) 직무/회사/산업군에 나만의 명확한 기준에 의거해 전략적인 선별 지원을 하는 것이 경력 이직자로서 부족한 준비 시간과 가용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결이다. 신입 채용 지원 시절처럼 다다익선이 능사가 아니다.
헤드헌터 제안은 어디까지나 입사 지원 제안, 처음부터 큰 기대는 말자
처음 이직 준비를 하기 위해 채용 플랫폼에 이력서를 올려두면, 다양한 헤드헌터에게 입사 지원을
제안받게 된다. 처음 이러한 제안을 받으면 내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인재인 듯한 느낌도 들고 쉽사리 이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게 된다.(물론 필자도 그러했다) 하지만, 헤드헌터에게 받는 다양한 제안은 사실 나와 비슷한 경력의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대부분 동일하게 돌아간 제안들이다. 헤드헌터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지원자를 모아, 합격자를 1명이라도 배출하는 게 본인들이 성공보수를 받는 확률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안은 감사히 하되 여기서도 나만의 명확한 기준에 따라 받을 제안은 받고, 거절할 제안은 거절하자. 나에게만 오는 제안은 아니니 너무 큰 기대는 말고 필요에 따라 입사를 제안한 헤드헌터를 활용해 이력서 컨설팅, 지원회사에 대한 정보획득에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지원자들의 합격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도움을 주는 좋은 헤드헌터분들도 많다. 돈 드는 거 아니니 적극 활용해보자!(채용 성공 시 보수는 채용 회사에서 제공한다)
지원하는 회사의 재무제표 정도는 검토해보고, 지원하자
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지원하려는 회사의 기본적인 정보(연봉/기업문화/회사 규모 등)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다. 크레딧잡으로 대략적인 연봉 수준도 알아보고, 블라인드를 통해 기업문화 정보도 탐색할 정도의 노력이라면 그 회사의 재무제표 정도는 한 번쯤 찾아보고 지원하는 수고를 하자. 매출/영업이익이 성장하는 중인지, 성장 중이라면 그 추세는 어떠한지, 내가 지원하는 조직이 회사 내에서 어떤 위치인지 정도는 Dart에서 사업보고서를 통해 대략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그것도 귀찮다면 증권사 어플에 들어가 해당 기업의 최근 리포트 한두 개 정도라도 탐독하자. 우리가 소개팅 전에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을 통해 외모를 보고, 회사는 어디인지, 집안 형편은 어떠한지 미리 알아보는 것처럼 지원하는 회사의 기본적인 정보들은 훑어보고 지원하자. 그래야 면접 과정이나, 처우 협상 과정, 또는 최악의 경우, 입사하고 나서 회사의 성장 곡선이 꺾여 있음을 알게 되고 또다시 이직을 준비하는 불상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지원 직무/회사에 대한 나만의 기준, 그리고 미리 살펴본 지원 회사의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지원을 했다면 그중 몇 군데는 "당신의 능력을 좀 더 알아보고 싶다"라며 면접 제안을 해올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써온 경력기술서가 진실되었다면 오히려 면접은 좀 더 쉽게 나를 증명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