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콩나물

-소월삼대목 38-

by 김병주

그래도 우리 집 베란다에 저

까만 비닐 덮어놓은 콩나물 페트병 볼 때마다

송곳 꽂을 땅도 없는 좁은 데서

서로 열심히 몸 부대끼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 안 되는 목숨인 것도 개의치 않고

조잘조잘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

또 캄캄 어둠 속에서도

싹을 틔우고 키를 키우고 하며 살아가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물이라도 한 번 더 주게 되는 모양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