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삼대목 38-
그래도 우리 집 베란다에 저
까만 비닐 덮어놓은 콩나물 페트병 볼 때마다
송곳 꽂을 땅도 없는 좁은 데서
서로 열심히 몸 부대끼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 안 되는 목숨인 것도 개의치 않고
조잘조잘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
또 캄캄 어둠 속에서도
싹을 틔우고 키를 키우고 하며 살아가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물이라도 한 번 더 주게 되는 모양이다
김병주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시와 에세이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