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에 대하여 마음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말합니다. 동의어로 심상(心像·心象)이 있습니다. 영어사전에는 1.image 2.picture 3.view 등으로 나와 있습니다. 사회 일각에선 평판評判이란 말로 대체해서 쓰기도 합니다. 이때는 세상에 널리 퍼진 소문을 뜻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미지는 직관적 인상이고, 평판은 명성이나 소문 같은 개념과 가깝기 때문에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혼동하여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인상은 오래갑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특히 인기 가수 팬클럽의 경우, 첫인상에 매료된 팬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들은 팬덤(fandom)을 형성하는 일원이 됩니다. 좋아하는 이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일부
인생은 만남의 역사이지요. 처음 만난 느낌이 마음속 기억으로 90% 이상 남겨져서 오랜 기간 좋은 이미지, 혹은 불편한 이미지로 지속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첫 만남은 대단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연한 첫 만남도 매우 중요한 인생의 기로를 결정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세상은 절대 홀로 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얽히고설킨 이 세계를 헤쳐 나가게 만들 열쇠를 내가 만난 누군가가 갖고 있지요.
열정이 가득한 사람을 만나면 나 역시 열정 바이러스가 전이되어 삶의 활력소를 얻게 되겠지요.
슬픔이 눈가에 고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슬픔을 나누고 싶은 현실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모습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마음이나 감정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로부터 시작된 첫 만남이었다면 오랜 기간 좋은 이미지로 남아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동반자, 조언자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이미 구축한 셈입니다.
결국 우리들이 매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귀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날마다 소중한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야 함을 안도현 시인은 '그대에게 가고 싶다'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 런지요.
첫인상은 꽤 오래갑니다. 심지어는 3개월 동안 지속됩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됐다면, 이를 만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이 걸립니다.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그 사람만의 독특한 개성이란 새로운 이미지로 각인될 때, 가능합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귀한 주인공으로 하루를 만들어 주는 봄 이벤트, 나를 세상과 첫 만남을 갖게 해 준 부모님의 손을 꼭 잡아드리는 의미 있는 시간도 생각해 봅니다. 지금 부모님이 안 계시다면, 내 이웃의 부모님 손을 꼭 잡아드리는 봄 이벤트를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