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다.
월요일 출근, 퇴근... 화요일 출근, 퇴근..
그리고 어느새 금요일 밤.
주말에 여행을 갈까, 산책을 할까
카페에서 멍하니 앉아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주말에도 내 시간은 없다.
평일엔 회사에 매여 있고 주말엔 엄마 가게로 출근한다.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된 '1인분'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나는
그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내놓기 쉬운 '시간'으로
그 자리를 버틴다.
가게에 출근해 이것저것 잡일을 하다 보면
'나도 여행 가고 싶었는데... 최소한 하루는 혼자 있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엄마한테 “나도 좀 쉬고 싶어”라고 얘기하다 보면
감정이 점점 날카로워진다.
그 후엔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어김없이 밀려오는 후회.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나도 모르게 날 선 말을 하고 후회한다.
이 반복되는 패턴에 점점 지쳐간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밥을 먹고 일을 하는 나를 보면
스스로 어이가 없다.
변화가 없다.
'왜 이렇게 한심하지...' 하다가도
'너도 방법이 없으니까 그저 화를 내는 거겠지...'
'평소에 감춰왔던 감정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숨지 못하고
튀어나오는 거겠지...'
얼마나 참았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에 안쓰럽기도 하다.
엄마도 나와 같을 텐데...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쏟아내고만 나 자신이 미울 뿐이다.
예전엔 엄마랑 언젠가 나아지겠지 하며
서로를 다독이던 시절도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일 현실적인 문제에 제자리도 못 찾고
발만 동동거리는 시간들이 쌓여갔다.
점점 희망을 잃어가는 나에게 엄마가 “좋은 날도 오겠지”하면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왔겠지 하고 만다.
감정들을 그대로 쌓아두고 아무렇지 않은 듯 가게 정리를 한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도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마음의 짐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단 하루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다”
[감정 기록 질문지]
● 가장 최근에 ‘혼자 있고 싶다’ 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 당신이 혼자가 있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사람, 피로, 의무감 등)
● 그 감정을 누구에게, 어떻게 표현해 봤나요?
● 지금 당신에게 하루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Title Card_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