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혼자이고 싶었던 시간

by kito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다.

월요일 출근, 퇴근... 화요일 출근, 퇴근..

그리고 어느새 금요일 밤.


주말에 여행을 갈까, 산책을 할까

카페에서 멍하니 앉아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주말에도 내 시간은 없다.

평일엔 회사에 매여 있고 주말엔 엄마 가게로 출근한다.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된 '1인분'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나는

그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내놓기 쉬운 '시간'으로

그 자리를 버틴다.


가게에 출근해 이것저것 잡일을 하다 보면

'나도 여행 가고 싶었는데... 최소한 하루는 혼자 있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엄마한테 “나도 좀 쉬고 싶어”라고 얘기하다 보면

감정이 점점 날카로워진다.

그 후엔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어김없이 밀려오는 후회.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나도 모르게 날 선 말을 하고 후회한다.

이 반복되는 패턴에 점점 지쳐간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밥을 먹고 일을 하는 나를 보면

스스로 어이가 없다.

변화가 없다.


'왜 이렇게 한심하지...' 하다가도

'너도 방법이 없으니까 그저 화를 내는 거겠지...'

'평소에 감춰왔던 감정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숨지 못하고

튀어나오는 거겠지...'

얼마나 참았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에 안쓰럽기도 하다.


엄마도 나와 같을 텐데...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쏟아내고만 나 자신이 미울 뿐이다.


예전엔 엄마랑 언젠가 나아지겠지 하며

서로를 다독이던 시절도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일 현실적인 문제에 제자리도 못 찾고

발만 동동거리는 시간들이 쌓여갔다.


점점 희망을 잃어가는 나에게 엄마가 “좋은 날도 오겠지”하면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왔겠지 하고 만다.

감정들을 그대로 쌓아두고 아무렇지 않은 듯 가게 정리를 한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도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마음의 짐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단 하루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다”


[감정 기록 질문지]

● 가장 최근에 ‘혼자 있고 싶다’ 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 당신이 혼자가 있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사람, 피로, 의무감 등)

● 그 감정을 누구에게, 어떻게 표현해 봤나요?

● 지금 당신에게 하루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Title Card_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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