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근무하고 있는 편의점 자체를 가는 것은 난생 처음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알바를 하고 있는 순간에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방문 시기는 금일 오후였다. 원하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통화로 한 번은 오라고 발언을 했고 마지못해 따르기로 했다.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이후 도착을 했다. 입구 근처에서 마중을 나왔다. 어머니는 내게 먹고 싶은 물품을 골라도 된다고 했으나 나는 손사래를 쳤다. 입장을 하자마자 탈주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머니는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로 김밥 한 줄과 우유 두 개를 기어코 골라줘서 나는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소액의 용돈까지 수령하고 난 뒤에 나는 편의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순간 나오자마자 인간과 사물이 구분이 어려웠다. 다리에 슬슬 힘이 풀리고 주저앉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몰랐었는데 이제야 그러한 표현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 나는 불효자가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