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초 김밥 싸서 Jin 작가님을 만났어요

모두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by 오즈의 마법사

지난 3월 13일은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일 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어쩌다 보니 부산에 사는 Jin 작가님의 축하와 환대를 받게 되어 하루가 선물 같은 날이었죠. 지금부터 작가님을 ‘찌니’라고 부르겠습니다. 제가 부르는 애칭입니다. 물론 찌니가 저를 부르는 애칭도 있답니다. 바로 ‘미미’라고 부르지요. 할미 할 때 끝 자 ‘미’를 두 번 불러 친근감이 들도록 했나 봅니다.


브런치를 통해 맺게 된 인연이 같은 지역에 살지 않는 우리를 직접 만나게 해 주었답니다. 제가 브런치북에 <보물 1호 손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연재하고 있을 때였죠. 지난해였어요.


회색토끼 작가님이 저를 할모님이라 부르고 저는 토깽이 손녀라고 부를 때였어요. 어느 새벽에 Jin 작가님이 제 글방에 와서 “저도요”라는 댓글을 남겨두었는데, 그전까지 소통이 별로 없던지라 처음엔 그냥 넘겼습니다. 다음에도 찾아와서 손녀가 되고 싶다는 댓글을 써 놓고 갔더군요. 그래서 찌니의 글방으로 가서 글을 읽고 마음을 보듬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찌니는 <절망 없는 사랑이 어디에 있나>를 연재 중이었어요. 마음이 아팠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작으나마 위로가 되고 싶었고 그렇게 우리는 찌니와 미미로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찌니는 댓글을 얼마나 재미있고 유쾌하게 적어주는지 읽으면 진짜 딸 같기도 하고 손녀 같기도 한 느낌을 받았지요. 저를 그렇게 불러주고 사랑을 표현하는 찌니가 저는 고마웠고 사랑스러웠고 귀여웠습니다. 저는 실제로 딸도, 손녀도 없거든요.


아마 지난 겨울 쯤이었을 겁니다. 댓글을 주고 받다가 김밥 이야기가 나왔지요. 저는 김치김밥, 땡초김밥도 싸 줄 수 있다고 했고, 찌니는 따순 봄이 되면 김밥을 먹으러 꼭 대구에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디어 그 날이 되었습니다. 3월 13일 오전 10시 5분에 동대구역에 도착한다는 기차표를 전해 왔습니다. 저는 김밥을 먹이고 싶어서 전날부터 시장을 보고 미리 준비할 재료는 손질해두고 잠을 잤지요. 다음 날 아침 7시부터 김치김밥, 땡초김밥, 그냥 김밥 세 가지 김밥을 쌌죠. 찌니 덕분에 소풍가는 날처럼 저희 남편도 김밥을 실컷 먹었더랬죠. 혹시나 차가울 날씨를 대비해 따끈한 국도 끓여서 담았지요. 후식으로 딸기와 천혜향 그리고 블랙 사파이어 포도를 가지런히 담아 도시락을 만들었답니다.


찌니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저는 민트색 레이를 몰고 역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미리 알려 준 제 차 번호와 색깔을 보고 멀리서 폴짝폴짝 뛰어오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초코송이 머리를 한 찌니였지요. 차에서 내릴 시간이 없어 옆자리에 앉은 찌니의 손을 맞잡고 반가움을 표현했습니다. 정말 귀엽더군요.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찌니를 위해 남편이 동촌유원지로 갈 것을 추천해 줘서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지요. 아쉽게도 찌니는 우리에게 집중하기 위해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다더군요.


내비를 켜고 가도 길치인 저는 자꾸만 길을 헤매었죠. 영리한 찌니는 대구에 사는 저보다도 길눈이 밝아 “이쪽으로, 저쪽으로”하며 안내해 주더군요. 한 번간 길은 절대 잊지 않는다더라고요. 이만하면 서로 보완해 주는 캐미가 좋다고 봅니다. 같이 오기로 한 토깽이(회색토끼)에게도 전화하였습니다. 오지 못해 아쉽다며 다음 기회를 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MY WAY 작가님도 혹시 나올 수 있나 전화를 걸었답니다. 사정이 있어 통화만 하고 끊었지요. 물론 찌니와도 통화하였지요.


동촌유원지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주변을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글로 만난 인연이라 서로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던 터라 대화가 잘 통했습니다. 딸이 없는 제게 진짜 아들과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찌니와의 만남은 정말 행복이었습니다.


돗자리까지 준비해 갔지만 바람이 불어서 우리는 제 차 안에서 김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소위 작가님께 도시락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더니 부러워하더군요. 다음에 기회 되면 만나 뵈어야겠습니다. 기둘리세요. 소위 작가님, 언젠가 곧 뵐 수도 있을 거니까요^^ 김밥을 보더니 감탄하며 맛있게 잘 먹는 찌니를 보니 제 마음도 기뻤습니다. 소풍 나와 김밥을 먹은 지도 수십 년은 더 지났는데 그 시간이 정말 좋더군요. 준비한 과일까지 먹고 다시 산책하러 나갔습니다. 배가 너무 불렀거든요.


산책하다가 마음의 온도 작가님과 통화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동촌유원지에서 산책 중이라고 한 말을 잊지 않고 검색을 했나 봅니다. 원래 스타벅스에 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알림이 울리는 겁니다. 주변을 검색해 보니 스타벅스가 있어서 커피 두 잔과 케이크를 보내 주셨다더군요. 이 센스쟁이 마온 작가님, 너무 고맙잖아요. 고마워용. 우리는 화답으로 둘이 찍은 사진을 보내드렸죠.


카페에서 찌니는 제게 선물을 주더군요.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의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와 미니 향수였습니다. 어찌 제가 딱 좋아하는 달콤하고 싱그러운 향을 골랐는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직접쓴 손편지도 감동이었지요. 정말 손녀 찌니가 맞았습니다.



오후 4시, 기차를 타야 하는 찌니를 위해 시간 맞추어 출발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가 부산에 가겠다고 했지요. 부산에 유명한 피자를 꼭 사주겠답니다. 꼭 얻어먹으러 가야겠지요. 우리는 동대구역에서 행복한 이별을 했습니다. 정말 행복한 하루를 선물해 준 찌니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찌니, 미미는 오늘도 향수 뿌리고 기분 전환했어.”


이 글에 등장한 Jin, 회색토끼, My way, 소위, 마음의 온도 작가님 모두 고맙습니다.

행복은 소소한 것 부터 시작된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행복 충전하세요^^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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