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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재 Oct 26. 2024

메주

엄마의 마지막 선물


막내야 

어 아버지

시골에서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메주를 띄워 놓은 건데 다 떴단다.

그 메주를 가져 갈 사람이 막내 밖에 없단다. 택배 보낼 테니깐 간장 담으라 한다.

 엄마. ..

사람이 하루 아침에 죽는다라는 말을 막내는 진짜 체험하였다. 어제 배 아프다고 연락이 왔는데 오늘 돌아 가셨다. 하필 대학 병원 노조 파업이라 제대로 검사와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앗고 엄마는 그렇게 허무 하게 돌아 가셨다. 자신이 그렇게 죽을 줄 모르고 콩 삶아 아버지랑 거친 뒤꿈치 비닐 감아 밟고 밟아 시골 방에 뛰운 것이다. 그 메주가 막내에게 왔다.

 여보 그 메주 좀 씻어줘 

서울 남자는 메주를 씻어라는 말에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응 간장 담그기전 한번 깨끗이 씻어야해 가게 가봐야 하니깐 좀 씻어 줘

메주를 잘 부탁 한다고 하고선 가게에 왔는데 서울 남자가 메주 못 먹는다고 전화가 왔다.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씻으면서 봤더니 곰팡이가 편단다. 아니라고 잘 띄워진거라고 해도 서울 남자는 곰팡이 핀거 못 먹는다고 버리라고 한다.

 아버지 권서방이 이거 못 먹는대 

 아이고 권서방이 몰라서 그러네 그거 괜찮으니깐 잘 담아

아버지의 대답을 듣고서 서울 남자에게 말을 해도 장인 어른이 시골 분이라 곰팡이 핀것도 먹으라고 하는줄 알고 그냥 버리란다.

 엄마가 준 마지막 선물이라고 막내가 소리 질렀다. 두 눈에 갇혀 있던 눈물이 흐른다. 엄마가 준 선물이라고 다시 한번 소리 지르니 서울 남자 아무 말 못한다.

 가게 어른들이 그거 잘 띄워진 메주라고 말씀 하신다. 버릴거면 자기 달라고 . 그때서야 서울 남자 많이 머쓱한지 얼굴 까지 붉어지며 뒷머리만 매만진다.

 우여곡절 끝에 간장과 된장이 된 그 메주. 그 때 막내의 짠 눈물과 합쳐져 그해 된장이 엄청 짜졌다. 막내는 아버지 조언대로 새로운 메주콩 삶아 짜진 된장과 섞어 머무린다. 

  얼마 전 열어 본 된장은 엄마의 시골 된장처럼 까맣고 달다. 막내에게 준 엄마의 마지막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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