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넷, 이혼을 하고 그후 약 2년 간 내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방황했습니다.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갖은 공연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 작고 소중한 월급을 희생한 덕분에 많은 취미들이 생겼고,
그로 인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되찾았습니다.
그렇게 지내는 시간 속 내게 다른 질문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살고 싶은데?'
'다시 연애를 하기 위해, 결혼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나?'
'남들 사는대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렇게 살면 다시 행복해질까?'
내 삶에 균열이 생기고, 그 틈에서 의심이 생겨났으니
이제 그 의심을 마주하고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찾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서른여섯, 나는 퇴사를 하고 퇴직금 몇 푼을 들고 제주에 왔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1년 간 마음껏 방황해 보려고 합니다.
1년 후, 내 삶의 방향이 선명해질지, 더욱 혼란스러워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며 나는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되고,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어렴풋이나마 보게 되리라 믿습니다.
어떤 혼란이 찾아와도 결코 내 삶의 균형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생길 것이라 믿습니다.
그 방황의 기록을 공유하며 어딘가에서 홀로 불안해하고 있을 어느 '어른이'에게,
나와 같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제가 기록할 것들은 '제주 1년 살이'의 기록이자,
'삼십 대 중반 어느 어른이의 방황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