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과꽃 Dec 06. 2023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


  '글쓰기는 세상과 자신에 대한 진정한 연민을 키워가는 끊임없는 훈련이다'



한 달 넘게 책상 위에 두었던 책. 제목에서 그 내용을 지레 짐작했을까. 문득 펼쳐본 날부터 손에서 놓지 못하고 한달음에 달렸다. 고운 글이 스르륵 눈으로 귀로 들려오는 이야기였다. 표현하지 못했던 말을 발견했을 땐 '세상에! 글쓰기를 이렇게도 정의하다니! 라며' 환호했고 여러 곳에서 감탄과 미소가 나왔다.


목차에서만 봐도 쉬 다가오는 글쓰기 방법론이다. '첫 마음 종이와 펜'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방향에서 소설을 쓰듯 글쓰기를 말했다. 한 번쯤 들었던 글쓰기 방법을 다 짚어주면서도 후반부에서는 작가의 글 쓰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었기에 몰입감이 더 컸다.




작가가 내린 글쓰기에 대한 정의를 간추려 보았다.


글쓰기는 : 자기 내면의 소리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는 과정이다. 종교와 다를  없다. 꿈을 채워 나가게 하는 기본적인 연장이다. 다른 작가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발견의 기록이다.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이다.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한 순간에 얼어붙어 있던 자신과 자신의 이상에서 빠져나와 신선하게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우리를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당신이 쓰고 있는 딱딱한 껍데기를 벗기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다가가도록 한다. ~



필사를 하다 보니 결국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 방법에 대한 고마운 덕담이었다.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계속 써라. 평소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자. 주제가 떠오르면 언제라도 노트에 적어 두라.


읽는 사람이 마치 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글을 쓰라. 세부 묘사를 통해 당신이 그 장소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 주어라.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금물이다. 솔직하고 상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말할 때는 오로지 말속으로 들어가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을 학대하는 싸움은 하지 말라. 글이 안 써질 때도 무조건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


직접 경험한 것만이 체험의 전부는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누군가 써 놓은 글을 읽으면서도 체험할 수 있다. 당신 앞에 있는 그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평소의 사고방식에서 한발 물러서서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들을 계속 기록해 보라. 그때그때 솟아 나오는 감정들을 글로 써 내려가라. 아주 쉬운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세부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주변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덧없이 지나가 버리는 세상의 모든 순간과 사물들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것, 그것이 작가의 임무이다.


불후의 명작을 완성하고 싶다면 위스키를 마시면 안 된다. 대신에 셰익스피어와 테니슨 키이츠 네루다 홉킨스 밀레이 휘트먼 등등 이들의 글을 소리 내어 읽고 또 읽어 당신의 몸을 그들의 운율에 맞춰 춤추게 만들어라.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어라. 그곳의 분위기가 내는 소리와 의자와 문이 말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된다. 그 문 너머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 까지도. 귀로만 듣지 말고 온몸으로 당신의 위장과 심장과 피부와 머리카락으로 들어라.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주고 많이 써 보라. 묘사도 자신이 정한 방향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최고의 작품은 감상적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다른 작가들과 동지가 되어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 자신의 글쓰기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라. 믿고 인내심과 유머 감각을 키우라.




'Writing Down the Bones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제목이 좀 불편했다. 우리말로 옮겼을 때 다소 부담감이 왔나 보다. 그러나 그 속의 말과 글은 편안했다. 뼛속까지 가지 않아도 마음속에 절절이 다가왔다. 정말 자유로운 글쓰기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길' 이야기였다. 결국 글을 쓴다는 건 나만의 생각을 기록해 보는 것이기에 그럴 것이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써보라고 거리낌 없이 나아가보라고 토닥토닥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의 세계가 열려오곤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