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이 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무르익는 즈음
표현해야 사랑입니다.
솜사탕 같던 수국이 아직도 둥글둥글 남아있었다. 보랏빛, 분홍빛, 하늘같이 푸른빛을 띠던 수국은 이제 기억에만 남았다. 제 빛깔을 잃고 잿빛으로 변한 꽃 사이에 한두 송이가 아직 아쉬운 듯 제 색을 띠고 있었다. 문득 수국이 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무르익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미소리는 더 요란해지고 연못에는 이제 하얀 '연'이 총총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새벽부터 오늘이 무슨 날인지 날씨가 어떠할지 기별해주는 분이 많다. 오늘이 중복인 것도 문자 카드를 받고서야 알았다. 자기가 찍은 사진에 문구를 더해서 보내오는 사람들을 생각해 봤다. 그 일이 재미도 있어야겠지만 사람들을 좋아해야 할 수 있다. 찍은 사진 중에 보낼 것을 정하고 문구를 고르는 데도 수분은 걸린다.
타인을 위해서 메시지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은 정서적 이익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늘 받기만 하면 주는 사람이 재미가 없다. 해줄 수 있는 게 응답이다. 물론 유대감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방에서 가능한 일이다.
교류가 있을 때 더 친해진다. 만날 때마다 뭔가를 들고 오는 사람을 보았다. 자기가 직접 만든 과실주를 이쁘게 포장해 왔을 때 그 정성이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뭔가 대단해야 선물이라 생각하는데 전해지는 마음이 커다란 선물이었다.
만나는 이에 대한 기대감이 작은 선물로 승화되고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고 향유하는 것, 누군가 말했던 그 '지적 놀음'이다. 작은 메시지, 사진 한 장도 일종의 마음을 전하는 지적놀음이고 선물이다.
'수국이 지는 게 아니라 여름이 무르익어 가고 있음'을 전하고 싶다. '여름즈음에 건강에 유의하시라'는 말도 넣어서 평소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에게 그리고 브런치를 방문하여 읽고 쓰시는 모든 분들에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