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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행글

매미소리 깔린 풍경

by 사과꽃


사는 게 뭔지일하는지 고민할 겨를도 없이

종종거리며 산 세월

그런 날이 모여 아이들이 성장하고 직장도 떠날 날이 오고 있다

계산하지 못하고 지나 온 날이지만 최선이라 믿었기에 살 수 있었다



왕복 184km를 출퇴근할 때 시부님이 사준 차량은 든든했다

3살 아이를 두고 새벽녘에 출발하여 저녁 때야 돌아오던 그 길에 내 청춘의 한 시절을 묻었고

차 그때처럼 흰색으로 구입하는데 우린 동의했다

저는 아버지를 나는 시부님을 회상했을 것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고 뜻하지 않은 일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착하게 살라했던가

손 내밀고 불러야 만나게 되는 이들

내가 주는 영향보다 내게 주는 영향을 생각하니 누구나 모래처럼 살겠지



좋아하는 건 언제든 되살아 나

학창 시절부터 좋아했던 글쓰기를 오십 즈음에 되찾은 습관이 요즘 나를 살린다

모르고 산 세월이 눈에 보이고 흘러간 지난날이 나를 세웠음을

매미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풍경을 보며 안다



계산적이지 못했으나 노력했고

도와주는 어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영향을 더 생각하고 홀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매미소리 풀린 경치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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