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노예
철진과 천강은 주말 동안 부산 일대를 천천히 돌아보기로 하고, 집에서 가까운 송도 해수욕장부터 시작해서, 송도구름산책로, 거북섬을 돌아보고 송도해상케이블카 베이스 스테이션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편 송도스카이파크로 건너갔다. 송도스카이파크에서 어린왕자 테마존과 공룡테마존을 둘러보고, 송림공원과 거북섬을 연결해주는 송도구름다리가 반대편에선 암남공원과 동섬을 연결해주는 현대판 송도용궁구름다리를 둘러보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송림공원으로 돌아와서 잠시 송림공원 벤치에서 쉰 다음 바로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러 갔다.
[오정 칼국수]
“여기 칼국수 세 개 주세요.”
청년 세 명이 들어서면서 바로 칼국수 세 개를 주문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오정 칼국수는 자갈치 시장 내에서 저렴한 가격 대비 자가제면으로 면빨이 쫄깃하고 국물맛이 좋아서 가성비가 뛰어난 집으로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당 중 하나였다.
“아저씨! 여기 3명 칼국수값 칠천오백 원입니다.”
“칼국수값이 올라서 1개 삼천 원 세 그릇 구천 원입니다.”
“저기 이천오백 원이라고 써있는데예.”
청년 무리 중 한 명이 메뉴판을 가리키며 항의했다.
“아, 그거는 내가 바빠서 메뉴판을 아직 못 고친 거라예.”
다른 청년 두 명은 그냥 구천 원을 주고 나가려고 했으나, 그 중 가장 외소한 오세호라는 청년만은 쉽게 납득이 안 되는지 유난히 씩씩대며 흥분해서는 주먹을 휘두르며 식당 주인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덩치도 훨씬 크고 싸움 실력도 뛰어난 식당 주인은 쉽게 오세호를 제압한 후 오세호를 강하게 밀쳐냈다.
“마! 니네들 잘 들어라. 나도 젊었을 때 한 주먹 했다. 고마 좋게 보내줄 때 순순히 가라.”
“지랄하고 자빠졌네. 어디서 라떼 이야기를 씨부리노?”
식당 주인의 말에 오세호는 포기하고 돌아서기는커녕, 점점 더 흥분을 했다. 그 후 두 번을 더 덤벼들었다가 식당 주인에게 두들겨 맞았고, 식당 주인은 오세호가 자신에게 세 번이나 제압을 당했으니 힘의 차이를 절감했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오세호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식당 주인이 새로 밀려든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요리를 하려고 주방을 향해 돌아선 그 순간에 오세호가 도마 위에 꽂혀있는 중식도를 빼어들고는 식당 주인의 오른 손목을 그대로 내리쳤다.
“아아악! 사람 살려!”
아침에 정성스럽게 갈아두어서인지 날이 잘 선 중식도는 너무나 쉽게 식당 주인의 손목을 썰어버렸다. 비명소리와 함께 오른 손목에서 피를 질질 흘리며 식당 주인은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그러나 오세호는 그 뒤를 따라서 달려가며 식당 주인의 대퇴부와 팔뚝, 가슴, 그리고 배를 마구 내리쳤고, 내장도 보일 정도로 너무 많은 피를 흘려서 힘이 빠진 식당 주인은 근처에 주차된 차량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오세호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눈동자도 흐려지고 이미 모든 의지를 상실한 식당 주인의 목을 중식도 닭 모가지 내리치듯 연속적으로 내리쳐서 참수하기 시작했다.
그 잔인한 광경을 목격한 다수의 시민들은 일제히 경악에 찬 비명소리를 질러댔고, 권도식이 권해줘서 찾은 경민 횟집에서 점심으로 고등어구이와 갈치구이를 먹고 있던 철진과 용천강은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즉시 달려갔다.
거기에는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는 20대 초반의 왜소한 덩치의 남자가 오른손에는 잘 벼려진 중식도를, 왼손에는 칼로 난자해서 잘라낸 한 사람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잘린 머리를 들고 서 있었다. 그 옆에는 목에서 철철 흘러나오는 피로 온몸이 시뻘겋게 젖어있는 참수당한 시신이 있었다. 그 청년은 참수한 머리를 오정 칼국수 밖의 바께스 통에 툭하고 던져버리고는 다시 그 칼국수 집 안에 들어갔다.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해. 안 그러면 한 명 더 죽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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