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이란 타이틀
한편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신라호텔 스위트룸에서 할아버지 후지와라 고노에를 만난 소연은 생애 처음으로 후지와라 가문의 유일한 적장자였던 친아버지 후지와라 겐죠에 대해서 들었다. 하지만, 아버지에 알게 된 그 순간에 동시에 아버지의 사망소식도 같이 들은 소연은 충격에서 헤어날 틈도 없이, 엄마 연재희의 생명을 건 위협에 못 이겨, 후지와라 가문을 물려받기 위해 할아버지 고노에를 따라서 일본으로 가는데 동의했다.
일단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간다는 생각에 소연의 머리 속은 오로지 철진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다. 떠나기 전에 반드시 철진을 만나서 해줄 말이 있어서였다. 소연은 후지와라 고노에가 붙여주는 경호원을 한사코 마다하고는 엄마 연재희에게도 양해를 구한 다음 서울역으로 향했다.
이미 부산행 마지막 비행기 탑승 시간은 늦어서 태희에게 전화를 걸어서 서울역에서 만나 9시 47분발 부산행 ktx를 타고 철진을 만나러 부산으로 향했다. 다음날 0시 10분에 부산역에 도착해서 소연과 태희는 각각 철진과 천강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면의 한 텍사스 홀덤 보드카페에서 텍사스 홀덤을 치고 있던 철진과 천강은 소연과 태희의 전화를 받고는 바로 부산역으로 갔다. 소연과 태희를 맞이한 다음 넷은 천강이 살고 있는 송도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로 갔다.
“무슨 일 있어?”
거실에 자리를 잡고 앉은 다음에 철진이 소연에게 갑자기 부산으로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그냥 보고 싶어서 왔어.”
“넌 무작정 날 찾아온 적 한 번도 없잖아? 이 늦은 시간에 갑자기 부산까지 내려온 걸 보면 무슨 일 있는 거 맞지?”
“응, 나 아버지가 누군지 알게 됐어. 그리고 모레 할아버지를 따라서 일본으로 가.”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데? 그런데 아버지가 아니라 할아버지를 따라간다고?”
“내 친아버지는 후지와라 겐죠고, 할아버지는 후지와라 고노에라는 분이셔. 할아버지는 아버지와 내 엄마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아버지를 일본의 유력가문과 강제로 결혼시키려 하셨어. 아버지는 그 길로 집을 나가서 얼마 전 위암으로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할아버지와 의절하며 지내셨대. 그런데, 아버지가 그 가문의 유일한 적장자이셨고, 이젠 내가 그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라서 할아버지가 직접 데리러 오셨어.”
“일본이면 가깝잖아?”
“부산이 더 가깝지. 그런데 부산에 있는 동안 우리 한 번도 못 보고 연락도 안 했잖아?”
“부산에 내려오자마자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겼어. 연락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솔직한 네 마음을 알고 싶어? 나 생리 기간이 지났는데, 생리를 안 해. 네 아이를 가진 것 같아.”
“오오! 그러니까 내가 아빠가 된다는 거지? 그거 정말 잘 됐다.”
철진은 놀라운 소식에 어떤 어색한 가장이나 일부러 꾸미는 듯한 태도가 전혀 없이 순수하게 매우 기뻐하는 표정으로 그 소식을 반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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