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만악의 밀실

음모

by 김하록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신니치 룸싸롱 VIP룸]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강학중을 텐프로 아가씨 두 명이 좌우에 앉아서 술 시중을 들고 있었고, 또 한 명은 땅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서 강학중을 열심히 시중들고 있었다. 흥분이 고조되자 강학중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그 오른쪽 옆자리에 윤진일 부장검사도 아가씨 두 명이 그의 술 시중을 들고 있었고 윤진일 검사는 자신의 무릎 위에 앉은 아가씨를 바라보면서 눈이 게슴츠레하게 반쯤 풀린 것이 의식의 반은 이미 저 세상에 가 있는 듯했다. 강학중 고검장의 오른쪽 자리에는 P 저축은행장이 마찬가지로 아가씨 두 명의 시중을 받고있었다.


"조행장! F 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서 회사를 3개로 쪼개서라도 이빠이 땡겨서 팍팍 밀어주도록 하세요. 뒷일은 내가 다 막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구요. 진일아! 안 그렇나?"

"네, 형님! 맞습니다! 조행장!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언론이면 언론, 경찰이면 경찰! 어떤 측면에서의 공격이든 조행장과 조카에게 일말의 피해도 안 가게끔 제가 온몸으로 다 막아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진일이 무릎에 올라탄 그 애 엉덩이에 무슨 가문의 문장 같은 문신이 사람을 묘하게 흥분시키네. 우리 파트너 체인지 해볼까?"

"예, 행님! 마음에 드는 애 있으면 다 가져가세요. 여기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행님이 실질적인 왕 아닙니까? 하하하! 야! 너 저분께 가서 잘 모시고, 거기 너는 이리로 오도록 해!"

"히야! 이 년! 배꼽 밑에 박은 문신도 사람을 미치도록 흥분시키는 뭔가가 있네. 진일아! 니 양평에 아파트 짓는다고 안 했나?"

"네, 처가에서 지을 모양인데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니 그런 일 있으면 나한테 바로 말하지 뭘 망설이고 그래? 조행장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저희 쪽에서 사업착수에 필요한 충분한 비용을 대고 사업계획서를 그 지역의 제1금융권 은행에 제출하면 아마 쓰고 남을 정도로 대출이 될 겁니다."

"하하하! 이렇게 기쁜 날 한 잔 안 할 수 없지요. 자자 원샷입니다. 건배!"

"좋다 좋아! 건배!"

"건배!"

"이런 날 코카인이라도 있으면 더 재미가 좋을 텐데 아쉽네."

"형님! 코카인 하니까 생각났는데, 얼마 전에 저희 명신수산을 권도식이라는 놈이 영장도 없이 살펴보겠다고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그 새끼가 빨리 죽여달라고 명줄을 재촉하는군. 안 그래도 별장파티네 뭐네 해가며 하도 난리를 쳐서 그 새끼 이리로 좌천시킨 게 나야. 여기 부산이 그 새끼가 관에 들어갈 장소인 게지. 럭키파나 센추리파 두목이랑 잘 상의해서 진일이 니가 한번 잘 처리해봐. 둘 다 쓰는 것은 나중에 폐기처분하기가 곤란할 수 있을 테니까 한쪽을 택해서 확실히 처리해. 뒷일은 내가 다 커버해 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제가 확실히 묻어버리겠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뒤흔들 드럽고 추악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고, 윤진일의 술 시중을 들다 강학중에게로 옮겨간 윤영은 "두가지 중요한 정보 입수. 친일 포섭대상 1호 윤진일 부장검사."를 뇌 속에 각인시키고 있었다. 윤영, 일본명 하나코는 한국으로 파견되기 전 배웠던 화려한 기생술로 윤진일과 강학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금요일의 재회]


금요일 오전 P 외고는 등굣길부터 전교생이 창문을 통해 빨간색 포르쉐 파나메라 GTS를 타고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교정까지 올라와서 차에서 내리는 두 여자를 보고 감탄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우와! 여신이다!”

“동양미와 서양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네.”

“완전 네 스타일이다. 일본 망가 속 여주인공이네.”

“최소 D컵이다. 저 가슴만 계속 보고 있어도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겠다.”

“개미허리에 롱다리! 흠잡을 데 없는 각선미에 말이 필요 없네!”

“무슨 일이고? 최근에 얼짱들이 연달아 우리 학교로 몰려들고 말이야.”

이지안이 먼저 내리고 나서, 한보라가 이어서 내리자 이번에는 또 다른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우와! 이번에는 최소 E컵이다. 저 눈부신 애플힙은 어떻고.”

“완전 신이 빚은 몸매 아이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하록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삶과 생존의 문제에서 갈등과 고뇌를 자양분 삼아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는 작가 김하록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8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0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6화쿠노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