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덫
토요일 아침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주병식 팀장은 권도식에게 전화를 해서 긴급하게 입수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권형사님! 안녕하시지요?"
"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심니더. 그란데 무슨 일입니꺼?"
"다른 게 아니고 제가 국정원에서 긴급하게 전달 받은 정보가 있다 아입니꺼. 오늘 오후 1시 경에 Dazzling Black호에서 명신 수산으로 대량의 코XX이 들어온다는 정보입니더. 하적되는 대형 참지 속에 정교하게 밀봉된 상태로 코카인을 숨겨서 들여온다고 카네예. 제가 직접 팀원들 데리고 출동해야 하는데, 좀 사정이 있다 아입니꺼. 제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하고 몇 년 전부터 약속한 게 하나 있는데예. 제가 그동안 바빠서 아들놈이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에버랜드에 한번도 못데리고 갔다 아입니꺼. 해서 말인데예, 오늘 명신수산에 동춘이하고 권형사님이 잠복하고 있다가 글마들 체포 좀 해주면 안되겠심니꺼?"
"네, 알겠심니더. 국정원에서 제보했다카먼 일단 믿고 가봐야지예. 여는 걱정 말고 마 아드님하고 모처럼 즐거운 시간 잘 보내이소."
"하이고 마 억수로 고맙십니데이. 내 다음주에 찐하게 술한잔 사겠심니더. 그라모 그렇게 알고 다녀오겠심니더. 잘 부탁합니데이!"
평소에 친하지도 않고 데면데면하던 주병식 팀장이 직접 전화를 해서 마약 밀수정보를 알려준다는 게 의하했지만 권도식은 그러려니 생각하고 바로 이동춘에게 전화를 했다.
"어 행님요. 좀 이른 시간에 무슨 일인교?"
"어 국정원에서 오늘 명신수산으로 코XX이 대량으로 들어온다는 제보를 받았다."
"국정원에서 행님한테 직접 전달한 내용입니꺼?"
"그건 아이고, 조병식 팀장이 나한테 전화해서 전달해주던데 와?"
"아 행님요! 뭔가 좀 찝찝하지 않습니까? 행님을 시기질투해서 평소에 데면데면하던 그 양반이 갑자기 전화하는 것도 그렇구예. 그 중요한 정보를 장도한 계장한테 보고해서 장도한 계장이 행님한테 부탁한 것도 아니고예. 지는 말이지예, 이거 뭔가 영 꼬롬한 냄새가 난다 아입니꺼?"
"무슨 냄새가 난다꼬?"
"쥐약 냄새 말입니더."
"그래도 일단 전달을 받았으니까 함 가봐야 안카겠나?"
"어디라꼬예?"
"명신수산이라 카더라."
"명신수산예? 아 이거 뭔가 싸한데예."
"뭐가 그리 싸하노?"
"지난번에 윤진일이 럭키파 두목 강영환이 만난 거 기억납니꺼?"
"오 기억난다. 글마들이 지난번에 만나서 이번 밀수 건 꾸민 거 아닌지 싶다."
"글마들이 진짜로 밀수 건을 계획했다면 차라리 낫다 아입니꺼. 행님예! 그란데 말입니더, 지금 구데기 수백 마리가 제 몸 구석구석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 이 스멀거리는 느낌이 억수로 마음에 걸린다 아입니꺼."
"그래도 우짜겠노? 출동해서 잠복하고 있다가 뭔가 액션을 취해야지. 그냥 뭉게버리면 나중에 엄청난 비난이 쇄도할 끼다. 그냥 가보자."
"그라믄 말입니더. 일단 장도한 계장한테 전화해서 지원 인력 좀 파견해 달라고 하고 갑시더."
"그래, 아라따. 내 전화해 보고 다시 전화 줄 꾸마."
"네, 알겠심더!"
권도식은 장도한 계장한테 전화해서 지원 인력의 파견을 요청했지만, 비번인 형사들을 제외하고 출근한 형사들이 죄다 다른 일로 바빠서 지원을 하기가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어 동춘아! 비번인 형사들 빼고 출근한 형사들이 얼마 안 되서 지원이 곤란하니까 다치지 않게 살살 조사만 해보라는 카는데 어떻게 할래?"
"뭐 알았심니더. 그라모 행님도 오늘은 절대 무리하지 마시고 살살 하입시더."
"그래, 아라따. 내 차로 데리러 갈 테니까 얼른 준비해라."
"네, 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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