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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by 김하록

"아이고! 나 죽네. 행님요 이거 이거 깡깡 얼어서 억수로 단단하다 아입니꺼."

"야, 누구 도끼 가져온 놈 있제? 도끼로 함 내리쳐봐라."

오상길이 도끼로 수십차례 내리찍자 참치 이글루의 윗부분이 갈라지면서 내부가 보이려고 할 때, 권도식이 오상길을 육탄공격으로 들이받아서 쓰러뜨렸다. 권도식은 냉동창고에 갇혀서 점점 추위로 몸이 굳어가고 의식이 흐려질 때, 갑자기 깡깡 얼어있는 한 마리에 100kg이 더 나가는 참치들이 눈에 들어왔다. 즉흥적으로 참치들을 튼튼하게 쌓아서 이글루 모양을 만들어 그 속에 들어간 다음에 출입구를 참치 한 마리로 막고서 그 안에서 체온을 최대한 보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야 전마 저거 권도식 아이가? 뭐하노 새끼들아! 한꺼번에 덤벼서 들고 있는 사시미, 도끼, 망치로 퍼뜩 피떡으로 만들지 않고. 전마 저거 작살 내고 빨리 여길 떠야 한다. 인정사정 봐주지 말고 그냥 한 줌 핏물로 만들어버려. 서둘러."

처음 얼마간 추위에 다소 몸이 굳어서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서 조폭 100명을 상대로 모두 제압한 경력의 베테랑 형사! 천하의 권도식이 아니던가. 차츰 몸이 풀리기 시작하자 이미 수많은 칼에 찔리고 망치와 도끼에 찍혀 비록 온 몸에 피가 낭자했지만, 권도식이 조금씩 상황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양태수는 상황이 여의치 않자 플랜 B로 준비해 온 화염방사기를 권도식 전면을 향해 발사했다. 아무리 천하의 권도식이라 해도 이미 수많은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화염방사기를 전면에 맞고 버텨낼 수는 없었다.

"아버지!"

"행님!"

권도식이 화염방사기에서 세차게 뿜어져 나온 화염 기둥을 그 강도에 비해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시간 동안 직격으로 맞고 불에 타고 있었을 때였다. 철진과 천강 그리고 아스카와 미치코를 비롯한 쿠노이치들은 외부를 지키고 있던 럭키파 조직원들 칠십 여 명을 수리검과 단검 그리고 쌍절곤과 화려한 격투술로 처절하게 제압한 다음 냉동고로 들어섰다. 배전판을 찾아서 전원을 내린 이동춘도 냉동고 안으로 들어섰다.

냉동고 안에 들어서자마자 천강과 쿠노이치들은 양태수를 향해 들고있는 수리검과 단도를 날렸고, 이동춘은 양태수를 향해 탕!하고 권총을 발사했다. 철진이 아버지에게로 바로 달려가려고 할 때, 천강과 아스카 등이 철진을 붙잡았다.


"철진님! 잠깐만요!"

상황 판단이 빠른 아스카는 냉동고에 얼어있을 권도식을 위해 미리 준비해 온 담요을 들고 기민하게 움직여 담요에 물을 적셔서 철진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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