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전모
"괘안타. 근데 이 친구가?"
"네, 맞심더. 이 친구가 이래 뵈도 대한민국 최고의 해커 아입니꺼."
"내가 뭐 어째서?"
"니 머리 함 봐라. 새끼야! 집에 거울은 있나? 얼렁 인사 올리거라. 서울에서 오신 높은 분이라 안카나."
"높은 분은 아이고, 걍 형사다."
"높은 분 맞네예. 마 그건 그렇고 인마는 와 오라켔는데예?"
"탑건 니가 우릴 위해서 해줘야 될 일이 하나 있다. 그라모 내 니가 그동안 해킹하면서 통신비밀 침해한 것들 싹 다 그냥 묻어삘끼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나?"
"예, 알겠심더. 약속은 꼭 지켜주이소."
"니 “팍타 준트 쎄르반따”라고 아나?"
"그게 뭔 말인교?"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문명이 생긴 이래로 내려오는 법언이다."
"팍타 뭐라꼬예?"
"팍타 준트 쎄르반따! 내 경찰 선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꾸마. 검사가 나서서 설치지만 않으면 걱정 안 해도 된다 아이가."
"그래 무슨 일인교?"
"귀좀 빌리자. (귓속말로) 니 명신산업이라는 수산 물류회사가 있다. 그 회사가 중국 우한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쪽에 송금이나 물류 수송한 기록 좀 싹 다 뒤져봐라. 혹시라도 이상한 거 보이면 파일로 정리해서 USB에 담아서 우리한테 갖다 주면 된다. 니 우리 언더커버니까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진행해야 한다. 알았제?"
"네, 알겠심더."
"그 혹시라도 말이야. 명신산업에서 주문한 물건인데, 중국 우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보낸 거 있으면 그것도 담아주면 고맙겠다."
"네, 알겠심더. 근데 언제까지 해줘야 합니꺼?"
"언제까지 가능한데?"
"급하모 몇 시간이면 되구예. 안 급하면 내일까지 갖다 줄 게예."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이가."
"니 오늘 저녁까지 갖다 주면 지난 일 덮어주는 건 물론이고, 용돈도 줄게."
"얼마 줄긴데예?"
"10만원."
"에이, 너무짜다 아입니꺼."
"니 받기 싫나? 지난번 국정원 해킹한 거 마 국정원에다 알려주삐까?"
"에이 형사님요. 뭔 말을 그리 섭하게 하심니꺼. 10만원이면 떡을 치지예. 알겠심더. 저녁까지 갖다드리겠심니더."
"다 되면 연락해라. 은밀한 곳에서 만나야 하니까."
"마 그라모 지는 이만 가도 되지예?"
"그래. 가봐라."
"저도 가봐도 되지예?"
"니는 좀 앉아봐라. 니 캔디 있는 거 다 내놔라."
"아까 그게 답니다. 진짜로 없심니더."
"있으면 캔디 1개에 아구창 한방이다. 우짤래?"
이세준은 옷을 주섬주섬 뒤지고 손가방을 열어서 캔디를 백 개 정도 내놓았다.
"여기 있심더."
"그 봐라. 순순히 내놓으니까 좋다 아이가? 하마터면 니 쳐맞아서 문어처럼 홍양홍양해질 뻔 한기라. 이번 건은 넘어가 줄 테니까 앞으로 차카게 살거래이."
"네, 알겠심더."
"가 봐라. 니한테 이 정도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아이가?"
이세준이 떠나가자 권도식이 이동춘에게 물어보았다.
"그 홍양홍양하다는 게 뭔 뜻이고?"
"흐물흐물하다는 뜻입니더."
"그래도 우리를 도와줬는데, 다 빼앗아뿌면 우짜노?"
"아이고 행님요 전마 자동차에 이거 봉지로 수십 개는 더 있을 거라예."
"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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