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파티
진한 체리 색상의 가구들과 실크 혼방의 진한 퍼플색 커텐과 아이보리색 망사속지커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고풍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연회장이었다. 타워팰리스 1차 B동 연회장 안에는 수퍼 칠면조 요리들과 크랜베리로 만든 슬라이스 조각들과 각종 요리들이 즐비했다.
온갖 종류별로 진열된 음료를 따라 마실 수 있는 음료수 코너와 칵테일, 위스키 등을 따로 주문해서 받아갈 수 있는 칵테일 부스와 온갖 종류의 맥주 등이 잔뜩 들어있는 얼음으로 꽉 채워진 초대형 아이스박스 등이 곳곳에 놓여있는 호화로운 서양식 스탠딩 파티였다.
이곳에 들어선 이들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재벌들 3세나 고관대작들의 자녀들이었다. 그들 속에 철진과 천강은 만약 그들의 뛰어난 신장과 출중한 외모가 아니었다면 하나의 이물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한보라와 이지안은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지안은 하얀색 에르메스 원피스와 핑크색 에르메스 백으로 단아한 멋을 내었다. 보라는 오늘 자신을 보는 남성들을 돌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듯 하늘색 베르사체 슬래쉬드 미니 드레스로 한껏 섹시미를 뽐냈다. 철진은 검정색 아르마니 정장과 하얀색 셔츠에 아르마니 로고가 도트처럼 박혀있는 푸른색 넥타이와 커프스와 시계로 터질듯한 남성미를 속으로 갈무리한 멋을 내었다. 천강은 짙은 군청색 바탕에 구찌 이니셜이 도트처럼 프린팅된 싱글 브레스트 슬림핏 수트와 옅은 하늘색 셔츠와 진한 와인색 실크 자카드 타이, 포켓 스퀘어, 구찌 벨트, 커프스, 시계 등으로 댄디한 도시남의 멋을 냈다.
그곳에 모인 온갖 화려한 집안의 청춘 남녀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들에게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여자들은 침을 흘리며 철진과 천강을 슬쩍슬쩍 체킹하고 있었고, 남자들은 지안과 보라의 탐스럽고 우아한 자태를 눈에 빨아들이고 말겠다는 강렬한 욕망의 눈빛을 레이저처럼 쏘아 보내고 있었다. 그러가나 말거나 지안과 보라 철진과 천강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꿀이 흘러넘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그냥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이곳에서 그리 환영받을 것 같지 않은 남녀 한 쌍도 와있었다. 인간 폭죽이라는 별명 답게 자신의 주특기인 연속적인 격발로 얼마 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던 성대근의 정기를 완전히 고갈시켜 더 이상 뽑아낼 것이 없는 폐인처럼 되어버리자 쓰레기처럼 버린 강지수와 숱한 성폭행을 자행하면서 무수한 여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유린한 강민호 남매였다.
"이야! 여기는 그냥 꿀이 철철 흘러 넘치네요. 아차차 전 강민호라고 합니다. 제 아버지가..."
"관심 없으니까 그만 가줄래요?"
이지안이 단칼에 강민호의 말을 잘라버렸다. 그러자 강지수가 반발했다.
"너무 한 거 아니예요? 우린 그쪽이 좋은 사람들 같아서 안면이나 트려고 다가온 건데 말이 너무 직설적이네요."
"우린 좋은 사람들 맞는데, 그쪽은 그렇게 보이지가 않는다는 게 문제죠. 그만 가줬으면 해요."
강지수의 반발에 한보라가 마지막 한 방을 날려버리자 강민호가 발끈했다.
"아니, 뭐 이런..."
강민호는 뒷말을 잇지 못했다. 언성이 오가자 수많은 곱지 않은 시선들이 그곳에 집중되었고, 특히나 강민호와 강지수를 찢어 죽일듯한 살기마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강민호와 강지수 남매의 아버지가 검사장이라고 해도 이곳에는 그런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해온 재벌들과 권력층들이 다 모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강민호와 강지수 남매도 그런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디서 저런 천박한 것들이 와서는...”
“그래서 사람은 격이 맞는 이들끼리 어울려야 한다니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나대길 어디서 나대?”
“저 누나한테 비빌 용기가 있다는 게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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