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유발자들
"니 지금 뭐하는 기고? 덩치는 산만한 놈이 퍼뜩 안 덤비고 뭐하노?"
"니가 싸움을 알아? 싸움은 힘만 가지고 하는 게 아이야. 머리로 하는 거지."
"그래? 어서 함 보여주라. 머리로 하는 싸움."
손태진이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철진의 더블렉을 잡고는 그대로 돌진해서 쓰러뜨렸다고 생각하고 파운딩을 하기 위해서 주먹을 들어올리면서 입을 열었다.
"니 잘 봤나? 싸움은 바로 이렇게 하는 기다."
"그래! 잘 봤다. 기가 차서 웃음밖에 안 나오네."
철진은 말이 끝나자자마 손태진을 트라이앵글 초크로 단단히 조여서 손태진의 얼굴에 핏줄이 터져나갈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서야 풀어주었다. 손태진은 이미 실신한 상태였다.
"와! 철진이 니 진짜 잘 치네! 완전 투신이다. 투신!"
"학교에는 소문 안 나게 오늘 일은 없었던 거다. 알았제?"
"그래, 알았다. 그건 걱정하지 마라. 근데, 전마들은 어떻게 할래?"
"누구?"
철진이 시후가 가리키는 곳을 돌아보자 디자인고 학생들이 다시 대가리를 박고 있었다. 철진이 피식 웃으며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고마 일어나라. 쟤들 깨어나서 애먼 니들한테 분풀이하기 전에 얼렁 집에 가라. 그리고 오늘 니들은 아무것도 못 본 거다. 알았제? 소문 돌면 내가 찾아갈 거니까 잘 알아들었으리라고 믿는다."
"네, 알겠심니더."
"시후야! 빨리 정상 가서 부산 전경이나 한번 보고 시내 구경이나 하러 가자."
"오, 그래! 알았다. 내가 서면 시내는 구석구석 모조리 안내해줄게. 어데 가고 싶은데 있나?"
"딱히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바람이나 쐬러 가자."
"그라자! 마!"
이시후가 신이 나서 들뜬 목소리로 철진의 말을 반겼다. 그렇게 철진은 천마산 정상에서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부산 전경을 바라보았다. 인천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둠이 내리기 전에 시후와 함께 천마산을 내려와 서면 시내로 향했다.
[서면 맛찬들 왕소금 구이집]
"여기 주말에 오면 웨이팅이 억수로 긴 맛집이다. 주중이라 운 좋게 안 기다리고 바로 들어왔데이."
"니 오늘 내 가이드하느라 욕봤다. 저녁은 내가 쏠 테니까 마이 무라."
"내가 먼저 말할려고 했는데, 한 발 늦어삣네. 그래 마 다음엔 내가 쏠게. 아지매! 여기 돌솥밥 2개랑 미나리도 같이 꿔주이소."
"하이고, 학상들 고기 무울줄 아네."
"하모요. 지가 여기 단골인기라요."
"그라고 보니 낯이 익네. 주말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여동생이랑 같이 와서 이것저것 마이 묵고 간 그 집 아들내미네. 맞제?"
"예, 맞심니더."
"그란데, 최근에는 아빠랑만 오던데 뭔 일 있나?"
이모의 그 질문에 시후는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깊은 수심을 드리웠다.
"아 아입니더. 그냥 그런 일이 있습니다. 오늘 전학온 친굽니더. 또 오면 잘해주이소."
"마 아라따."
고기를 굽던 이모가 다른 웨이터를 불러서 콜라 두 명을 가져오게 한 다음 뚜껑을 따고는 맥주 잔에 따라 주었다.
"이건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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