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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비 Oct 09. 2023

내 마음을 훔친 태국냥이 모음

[태국 북부 여행] Day 20 - 치앙마이

 나는 고양이에게 딱히 큰 관심이 없다. 고양이가 보이면 그저 무의식적으로 쳐다보는, 그러다 가끔 내게 고양이가 다가오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다.


 근데 친구들 중에는 전생에 고양이였는지 아님 모든 고양이들과 원래 알던 사이인지, 고양이를 보면 매번 다가가서 눈을 맞추고 인사하는 친구가 있다. 내 여행메이트 친구 N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런 친구에게 치앙마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정말 어딜 가나 고양이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친구가 고양이와 교감할 때면, 나는 옆에서 함께 맞장구치며 교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고양이를 만난 나의 텐션이 2이고, 친구의 텐션은 10이라면 나도 얼추 5 정도까지는 노력으로 맞춰주는 것 같다. 남자친구가 쇼핑하는 여자친구를 맞춰주고 기다리는 기분이 이런 걸까?ㅎㅎ


 근데 정말 가끔 나조차도 찐텐 5 정도로 올라가게 되는 고양이들이 있는데, 그런 고양이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고양이에게 다가가 쭈그리고 앉아서 쳐다보게 된다. 오늘은 고양이에게 큰 관심 없는 나의 마음을 훔친 태국 고양이들을 총정리해보려고 한다.


(1) 잔다냥

참차마켓에서 만난 고양이. 자는 거 보고 빵 터져서 친구와 마구 웃었다. 왜 저러고 잔다냥


(2) 유연한냥

참차마켓 옆 카페에서 만난 정말 유연한 고양이. 이름은 하나라고 했다. 고양이는 혀로 자기 가슴부터 발끝까지 핥을 수 있나...? 그루밍 폼 미쳐따이.


(3) 어쩌다 맡아준 회색 털뭉치냥

만져보고 싶게 생긴 고양이 1위. 실제로도 퐁신퐁신하다. 치앙마이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주인분이 커피 가지고 오는 동안 잠시 맡아줬다. 주인아저씨가 미국분이었는데 저 고양이는 독일에서 데려왔단다. 치앙마이에서 3년째 노마드 생활 중이라고 했다. 곧 미국으로 데려갈 거라고... 고양이도 노마드라니 부럽다!!!


(4) 스무디카페냥

치앙마이에서 내 마음을 처음으로 훔친 고양이. 배 뒤집고 자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잖아... 가슴에 살 접힌 거 뭔데...ㅠ


(5) 초대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내 무릎에 앉는 냥

야 인마 누구 마음대로 내 위에 앉으래...? 궁둥이부터 들이밀면 다냐! 근데 따시고 좋네... 특별히 내치진 않을게... (치앙라이 숙소에 사는 고양이)


(6)뭐해냥

너 거기에서 뭐 하냐...? 눈은 정말 예쁜데 하는 행동은 은은하게 돌아있는 고양이.


(7) 심각냥

왜 구래... 뭐 고민 있어? 아님 나 뭐 잘못했어...? 왜 그렇게 심각한 건데! 베드님만에 사는 고양이. 뒷모습은  잘 튀긴 통닭같다...고양이 미안;


(8) 꾸민냥

그 목걸이 참 탐나는구먼. 빠이 일일투어 중 갔던 카페에서 만난 고양이


내 마음을 훔친 태국냥이 정리 끝!


 친구 N과 나는 오늘 카페에서 자신들이 아는 모든 고양이 이야기를 서로 하느라 바빴다. 친구 N네 회사로 매일 찾아오는 고양이, 내가 아는 외발 고양이, 대학교 쓰레기장에 있었던 고양이, 또 다른 친구의 고양이 등등. 고양이 하나로 할 이야기가 참 많았다.


 나는 동물을 가끔 보는 건 좋아해도 키울 엄두는 못 낸다. 따라오는 책임도 무겁고 그 동물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그래서인지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을 집으로 들이거나, 자기 주변에 있는 동물을 꾸준히 돌보는 친구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들인 것 같다.


+번외) 애교 만땅 참차마켓 강아지

누가 이렇게 애교 부리래! 사람 보면 좋아죽는 저 세상 탠션 강아지. 놀아주느라 힘들었다. 휴




[오늘 일정 리뷰]


(1) 참차 마켓

https://maps.app.goo.gl/pYMQSmmpLAjLZGjJ8?g_st=ic

토, 일 9:00-14:30만 운영함. 치앙마이 시내에서 택시로 20분 정도 가야 한다. 반캉왓의 상위버전이랄까? 다른 마켓들에 비해 사람이 없어서 여유롭게 구경하기 좋다. 물건들도 질 좋고 개성 있는 것들이 더 많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꼭 오는 것을 추천.


(2) 참차마켓 내 음식점 추천 - 두부튀김 맛집

와 그냥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집인데, 미쳤다. 친구와 둘이 극찬하며 먹은 두부튀김 맛집. 또 생각나서 먹고 싶다. ㅠㅠ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맛! 두부튀김과 면 하나씩 시켜서 맥주 한 잔 하면 진짜 천국가능.


(3) Home's Cafe

https://maps.app.goo.gl/gXe1BDX8eJWyvid56?g_st=ic

참차마켓 카페에 사람 많아서 3분 걸어서 도착한 카페. 인테리어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사람도 없고 한적하다. 간식으로 시킨 베이글 세트는 합격을 넘어 너무너무 맛있었다. 노릇노릇 잘 구워져서 버터향이 좋았고 크림치즈의 양도 넉넉했다. 잼은 귤잼으로 골랐는데 조합이 좋았다. 단, 치앙마이 치고 비싸고 커피는 맛없다. 다른 음료를 추천한다.


(4) 빅씨마켓

https://maps.app.goo.gl/cwc4YdFQbWadfVLbA?g_st=ic

한국으로 치면 이마트? 정도의 포지션인 빅씨마켓. 여러 지점이 있다. 친구는 여기서 한국 가져갈 라면, 과자, 건망고 등을 샀다. 내 기준 시간이 없다면 빅씨까지 굳이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마야 쇼핑몰 지하에 림핑 슈퍼마켓도 충분하다.


(5) D.O.D Den of Drinks

https://maps.app.goo.gl/9S1nesWVZR2gGid49?g_st=ic

일요시장 근처 캐주얼한 재즈바. 공연장이 크진 않지만 즐기기엔 괜찮다. 에어컨 위치 때문에 자리에 따라 온도차가 심하니 시원한 자리로 잘 찾아 앉길. 안주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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