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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비 Aug 21. 2023

치앙라이의 가우디를 만나다

[태국 북부 여행] Day 11 - 치앙라이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아는가. 오직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가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그의 건축물은 독특하고 아름답다. 나 또한 작년 여름 바르셀로나를 방문해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직접 봤을 때, 그 웅장함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방식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찰름차이 코시피팟 동상

나는 이곳 치앙라이에서 가히 현대판 가우디라고 부르고 싶은 인물을 알게 됐다. 그는 바로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을 짓고 있는 찰름차이 코싯피팟이다. 어릴 적 문제를 많이 일으켰던 찰름차이는 어릴 적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한 수도승에게 방법을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수도승은 찰름차이에게 사원을 지으라고 했단다. 그렇게 치앙라이 출신인 찰름차이는 자신의 돈으로 치앙라이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고, 현재는 후원과 입장료 등으로 건축을 지어나가는 중이다. 1997년부터 짓기 시작한 사원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었는데 언제 완공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그가 짓고 있는 사원은 한국인들에게는 백색사원으로 불리는 왓렁쿤(Wat Rong Khun)이다. 말 그대로 백색의 이 아름다운 사원은 치앙라이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치앙마이에서 백색사원을 보러 오는 일일투어도 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져 있다.


차에서 내려 백색사원을 처음 마주한 순간 사원의 압도되는 화려함에 눈을 어디에 먼저 두어야 할지 주저하게 된다. 사원을 천천히 음미하며 훑어보면 이 사원은 전통사원의 느낌보다는 현대예술작품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태국에서는 화려한 금색 사원은 많이 봤지만, 왜 금색보다 흰색사원이 더 화려하게 느껴지는 걸까. 아마 흰 바탕에 빼곡하게 붙인 유리조각이 한몫하는 것 같다.    

입구에는 수많은 손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데 그 모습이 화려한 사원과 지극히 대비되지만 사원의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수많은 손들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대웅전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지옥-현생-극락을 나타낸 것이다. 대웅전은 마치 화가 잔뜩 난 누군가의 머리를 연상시켰다. 태국 사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원의 뾰족함이 수건으로 대충 턴 짧은 머리라면, 왓롱쿤의 뾰족함을 마치 번개를 맞은 사람의 머리랄까.


대웅전에 들어가면 안 쪽 벽면에 도라에몽, 스파이더맨 등 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뭔가 성스러워야 할 사원에 이런 귀여운 그림들이 있으니 보는 사람마다 캐릭터 찾기에 열중하며 피식 웃고 있었다. 또 사원 밖에는 괴상하게 생긴 외계인들도 몇 마리 있었는데, 외계인이 용과 같이 현대판 상상의 동물로서 사원을 지키고 있는 건가? 싶어 그 발상에 또 웃음이 나버렸다.

이 외계인은 용을 좀 닮았는데, 진짜 외계인 같이 생긴 동상도 있다.
백색사원의 금색 화장실

내가 찰름차이를 가히 가우디에 빗댄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종교 건물을 건축하고 있기 때문도 있지만, 그의 자유롭고 한계 없는 발상이 건축예술을 통해 열렬히 발산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누가 불교 사원에 도라에몽을 그릴 생각을 하겠는가!) 백색사원은 찰름차이의 천재적인 감각과 그 머릿속을 맘껏 누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오늘 간 곳 정리]


1) 백색 사원/왓렁쿤

-치앙라이에 온다면 반드시 가야 하는 곳 1순위! 입장료가 다소 비싸다. 사원이다 보니 나시, 반바지는 출입이 안 된다.

https://goo.gl/maps/GfSB3RtuK4PqBpP88


2) The BC2

- 백색사원 관람 후 점심 먹으러 간 곳. 백색사원에서 한 시간 정도 올라가면 또 뷰가 죽이는 카페/밥집이 있다. 고도가 높아 쌀쌀하니 겉옷 필수! 화장실도 가림막 없이 산을 보며 볼 일을 볼 수 있다. 화장실도 너무 예쁘니 꼭 가서 셀카 찍기. 음식 중에는 한국 떡같이 생긴 것 추천! 연유 찍어먹으니 맛있었다!

https://goo.gl/maps/qdhyPqT7LpuEXoqa9


3) Triple A Coffee

-  점심 먹은 The BC2와 가까운 카페로, 도이창 커피 농장과 붙어 있어 커피농장 구경까지 덤으로 할 수 있는 넓고 예쁜 카페. 커피나무 구경도 하고, 커피 농장 구경도 하다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딱이다. 카페에서 도이창 커피 원두, 생원두, 드립커피, 마카다미아 등을 팔고 있으니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사가셔도 좋을 듯. 나는 커피 원두, 생원두, 마카다미아를 사 왔다. 근데 가격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아쉽다.

https://goo.gl/maps/zvLYSm7YZsdEYMoaA


4) Singha Park 싱하 파크

-싱하 기업에서 만든 공원. 싱하 기업은 우리나라로 치면 해태 정도이다. (싱하와 해태 모두 상상의 동물이라는 점도 비슷) 넓은 녹차밭, 호수, 공원 등을 볼 수 있는 곳. 아주 여유롭게 산책하기 딱 좋다. 중간에 싱하 물건을 파는 곳도 있으니 가봐도 좋을 듯.

https://goo.gl/maps/oiGyp9bkEavkPkyK7


5) 푸피롬 레스토랑

-싱하파크 바로 옆에 붙어있는 큰 레스토랑. 구름이 없다면 석양이 너무 예쁘다고 하니 서쪽으로 앉길 추천! 나는 구름이 꽉 끼어서 석양은 못 봤다. 배가 안 고파서 싱하맥주와 간단한 안주만 시켜서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녹차 튀김과 버섯 튀김 강추!!

https://goo.gl/maps/N6BVwFnGyRWtitap9


6) 치앙라이 황금 시계탑

- 치앙라이 야시장 가다가 잠깐 들린 곳. 밤에 조명 들어온 모습이 참 예뻤다.

https://goo.gl/maps/Y257587bwd4j1u5x7


7) 치앙라이 나이트 바자

-치앙라이 버스터미널 1 바로 옆에 위치한 야시장. 설렁설렁 돌아다니다가 건망고 겟! 두리안, 옥수수, 로띠, 따뜻한 빙수(?) 같은 걸 먹어봤다. 옛날에는 두리안 먹지도 못했는데, 이번에 먹으니 신기하게도 맛있어서 나도 나보고 깜놀. 왜 두리안이 맛있지...? 이상하다...? 옥수수는 역시 한국 옥수수가 최고! 로띠는 역시나 맛있다... 따뜻한 빙수는... 한 번 경험한 것으로 만족!  

https://goo.gl/maps/tfJ9SBhpmUeAdc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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