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달리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 하루키의 시선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글을 쓰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달린다.

by 마이진e

“나는 매일 달립니다.”
그 단순한 문장이 오래도록 내 시선을 멈추게 한다.


왜 어떤 사람의 말은 짧아도 깊게 파고드는 걸까.
아마 그 말이 ‘살아낸 말’이기 때문이겠지.


하루키는 소설가가 된 이후,
매일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기와 글쓰기.
그는 이 두 가지를 ‘루틴’으로 삼았다.
이 두 가지를 ‘자기 자신을 지키는 방식’으로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루틴을 강조하지만,
그 누구보다 조용하게, 오래,
지속해 온 사람의 말엔 조용하지만 설득력이 있다.

그는 특별히 뭔가를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을 밀고 나간다.
그게 그만의 방식이다.


그는 말한다.
“나는 강한 사람이 아니다. 약한 사람이라서 달린다.
글을 쓰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달린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리면서도 위로가 된다.


어쩌면 우리도 강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애써 하는 게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무언가에 매달리는 건지도 모른다.


하루키에게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다.
그는 달리며 자신을 객관화했고, 고립되었던 내면을 치유했다.



한계를 마주하고도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글을 쓴다.
그가 중요하게 여긴 건 ‘몰입’이었다.

몰입은 우연히 찾아오는 게 아니라,
꾸준한 리듬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그는 믿었다.


그는 특별한 방법 대신, 지극히 평범한 루틴을 말한다.
규칙적인 생활, 일정한 시간, 같은 장소, 그리고 자신만의 스타일.
지루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을 끝까지 지켜낸 사람만이
결국 완주를 한다.


그는 우리에게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
계속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그 길 끝에서
작은 빛을 마주할 수 있다고.


나는 그 말에서 희망을 끈을 보았다.
무언가를 계속하는 사람에게는
조용한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시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다.


이 책을 덮으며 나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나만의 ‘리듬’이라는 것을.
성공보다 ‘지속’이 더 단단하다는 걸.

자기 자신을 지켜내는 방식으로
나 또한 살고, 쓰고, 달리고 싶다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