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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12. 2022

성격의 변화와 발달, 그 시작은

나와 상대방의 차이-개인차: 성격 이해하기- 글 04

[취업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기분석을 해본 A와 B 두 사람] 
[A는 자기 자신을 ‘생각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타입. 행동은 빠르지만 경솔한 단점도 있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변 사람들로 부터도 ‘활동적’ ‘적극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났던 친척으로부터 ‘어릴 때부터 성급하더니 변하지 않았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라더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모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더니 ‘어릴 때부터 가만히 기다리지 못하고 말이 빠르고,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발보다 마음이 앞서는 아이였다’라는 에피소드를 들었습니다. 
한편 B는 자기 자신을 ‘동아리의 부회장을 맡아, 회장과 다른 회원과의 중간 역할을 하고, 회원들의 동기를 불러 일으키고 상담을 해 주는 등 대인관계 면에서 조정자 역할을 주로 했다. 나는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을 잘 한다.’ 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의 친구관계를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사교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중학교까지는 적극성이 없고 눈에 띄는 것을 피해왔었습니다. 부모에게 물어보아도 ‘낯가림이 심하고 집에서만 활개치는 아이였다. 유치원 숙박체험에서는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선생님이 아이를 데려 가라는 전화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릴 때의 행동특성은 A와 같이 장래의 성격을 예측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B와 같이 나이가 들고 경험에 의해 변화하는 것일까요?

 

 여기서는 신생아에서부터 청년기까지의 행동특징의 개인차와 나이에 따른 변화를 발달의 측면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질이란 

 

 출생 직후부터 관찰 가능한 행동상의 개인차를 ‘기질(temperament)’이라는 개념으로 다루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질의 연구는 현재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어 정설로 굳어진 것은 없습니다만 (1) 발달 초기부터 나타나는 행동상의 개인차이고 (2)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지속되면 그 기간 동안은 유사한 상황에서 일관된 경향을 가지고 (3) 몸 안/밖의 여러 환경요인과 상호작용에 의해 변화하거나 안정화하고 (4) 개인의 성격 초기 특성을 형성하는 것의 4가지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Thomas와 Chess(1968)가 수행한 뉴욕종단연구(NYLS)에서, 136명의 아이들을 생후 5년간 그리고 청년기(18~24세)로 나누어 각각 추적하고, 부모 면담, 아이들 대상으로 한 테스트와 관찰, 나아가 유치원 교사에 의한 평정 등을 하여 아이들의 생득적인 특징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모를 대상으로 한 면접에서 유아의 일상장면에서의 행동특징을 9개의 기질특성(활동수준, 주기의 규칙성, 순응성, 접근/회피, 자극에 대한 역치, 반응강도, 기분의 질, 주의력 결핍, 주의의 범위와 지속)으로 평정하였습니다. 나아가 이 9개의 기질특성의 조합으로부터 3개의 기질 타입으로 분류하고, Easy Child: 40%, Difficult Child: 10%, Slow-to-Warm up Child: 15%, 이런 분류에 들아 가지 않는 평균적인 아이: 35% 라고 보고하였습니다.


 이 뉴욕종단연구는 기질연구의 선구적 연구로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종단연구가 행해진 1950~1960년대 미국은 행동주의 심리학이 성행하던 시기로서 ‘출생보다는 양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부모의 관여와 양육 방식이라는 환경요인이 자녀의 행동 개인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장기간에 걸친 종단연구는 아이들의 행동에는 양육이라는, 환경과는 다른 생득적인 특징이 있다라고 하는 것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여 이후 기질에 관한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생아기부터 나타나는 행동의 개인차

 

 신생아기는 생후 1개월의 짧은 시기이지만 가장 급격하게 발달을 하는 시기입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라고 하더라도 자주 우는 아기도 있지만 그다지 울지 않는 아기도 있고, 손발을 활발하게 움직이는 아기, 움직임이 적은 아기 등 행동패턴에 차이가 있습니다. 신생아의 행동은 어떤 특징을 나타낼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앞에서 거론한 Thomas와 Chess(1968)의 연구에서는 유아기의 아이들 행동을 부모의 면접에 기초하여 평정했었기 때문에 아이의 기질이 순수하게 드러난 것이 아니라 부모의 bias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지적되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직접적으로, 나아가 생후 즉시 아이의 행동을 파악하는 방법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신생아 행동특징을 측정하는 검사로서 미국 소아과 의사인 브레즐톤 박사가 개발한 브레즐튼 신생아 행동평가척도(Brazelton Neonatal Behavioral Assessment Scale: BNBAS, 1973)가 있습니다. 이 검사는 신생아를 개성을 가진 인격체로 다루어 신생아와 환경과의 관계를 통하여 신생아의 행동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브레즐튼 신생아 행동검사는 신생아의 다양한 행동과 신경학적 평가를 통하여 아기의 기질을 예측하고 부모에게 알맞은 양육방법을 조언하기 위하여 1973년 브레즐튼에 의해서 처음 개발되었다가 1984년에 개정 출판되었다. 이 검사에 신생아의 신경학적 발달에 대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신경학적 발달에 대한 평가보다는 환경자극에 행동하는 신생아의 상호작용적 행동을 평가하는 데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검사에서는 생후 3일부터 생후 1개월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합니다. 검사는 18가지의 반사검사와 27가지의 행동관찰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측정된 행동은 6개의 특성차원으로 분류됩니다.

(1)   Habituation: the ability of infants to lessen their response to repeated stimuli. 불쾌자극에 쉽게 익숙해지는가

(2)   Orientation: 외부자극에의 반응성

(3)   운동 Control

(4)   흥분성: 자극에 대한 상태 향상성, 쉽게 우는가

(5)   진정성: 흥분한 상태에서 쉽게 안정되는가

(6)   자율계의 안정성: 피부의 색, 깜짝 놀람, 떨림 등의 빈도

 

 예를 들면 작은 소음에도 바로 눈을 뜨는 아기, 빛이나 촉각 자극에 민감해서 자극이 있으면 곧 우는 아기, 울음을 참는 아기, 또 울었을 때 쉽게 그치지 않는 아기와 곧 그치는 아기, 얼마나 심하게 우는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의 시간 차이 등 이러한 6개의 특성이 얼마나 강하고 약한가를 측정하여 6각형의 프로필을 그리고 행동특징의 개인차를 기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필의 다양한 형태로부터 출생 직후 이미 행동특징에는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유아기, 아동기의 변화와 애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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