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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Aug 18. 2017

강남역 중고서점

강남역 예스24 중고서점과 알라딘 중고서점

금요일은 동네 도서관이 6시면 문을 닫는다. 좋은 핑계다. 바람도 쐴 겸 중고서점을 찾았다. 매번 가던 야탑역 알라딘 중고서점이 아닌, 강남역으로 향했다. 강남역 중고서점이 가장 크다길래 한번 가봐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다.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내리면 예스24 중고서점도 있고 알라딘 중고서점도 있다. 11번 출구에서 앞으로 5분을 걸으면 메가박스가 나오는데 같은 건물 지하에 예스24 중고서점이 있다. 메가박스를 지나쳐 4분을 더 걸으면 씨지브이가 있고 지하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다. 중고서점에서 원서를 훑어보는 취미가 있는 나는 두 군데 모두 들러 원서 코너만 돌았다.


먼저 예스24를 찾았다. 넓고 깨끗했다. 사람도 많았다. 가방이나 학용품과 같은 굿즈도 있었다. 하염없이 몇 바퀴를 돌다가 영어원서 매대를 찾았다. 예스24 중고서점에는 중고가 아닌 새 영어원서를 팔았다. <총, 균, 쇠>, <코스모스>, <앵무새죽이기> 등등 베스트셀러들이 있었다. 새 책인데도 대개 40% 할인해서 판매했다. 바로 옆에 중고 원서코너가 있었는데, 텅텅 비어있었다. 가지고 싶은 책은 없었다.


예스24에서 나와 불금의 강남역 인파와 부딪히며 알라딘으로 향했다. 알라딘 중고서점도 넓었다. 크기는 알라딘이 예스24보다 넓은 것 같았다. 분위기는 약간 어수선했다. 예스24가 금방 지어진 서점이라면 알라딘은 헌책방 같은 느낌이랄까. 역시 원서 코너를 찾았는데, 책이 많았다. 원서가 이렇게 많은 중고서점은 처음 봤다. 중고 원서만 보자면 예스24의 10배 정도였다. 그런데 원서라서 분류하기가 어려웠을까, 정리가 뒤죽박죽이었다. 소설 분야에 인문사회로 보이는 책도 있었고, 원서 예술 매대는 책이 올바로 서있지 않고 제멋대로 누워있었다. 그런 곳에서 숨은 책을 찾는 맛도 있기에, 나쁘지 않았다.


알라딘에서는 경제학자 스키델스키 부자(父子)가 쓴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를 샀다. 원서는 없어서 번역본을 샀다. 경제학에서 드물게 '행복'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예스24에 다시 들러 <Cosmos>를 샀다. 번역본은 719쪽인데 원서는 396쪽이었다. 슬림한 자태에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저녁을 못 먹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을 계획이었는데, 햄버거 대신 <Cosmos>를 산거라고 합리화했다. 꼬르르 거리는 배를 쥐고 집에 와서 아빠와 저녁을 먹었다.


내 취미가 독서는 아닌 듯하다. 나는 책 읽기보다는 책 사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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