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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글임자
Oct 31. 2024
스마트폰 사용 계획표
...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2024 10. 30.
< 사진 임자 = 글임자 >
"나중에 스마트폰이 생기면 넌 어떻게 사용할 거야?"
"나도 다 계획이 있지."
"그러니까 그 계획이 뭔데?"
슬슬 어떤 마지노선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학교 수업 시간에는 자꾸 스마트폰으로 수업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요망한 물건을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빚어지는 크고 작은 불편함 내지는 억울함(?)에 가까운 것으로 인해 말이다.(라고 생각하며 나는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히 하고 있었다)
"엄마 아빠는 초등학생이 스마트폰까지는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최소한 수업 시간에 참여는 할 수 있어야겠지?"
"그럼, 이제 사 주는 거야?"
"지금 사 준다는 게 아니라 요즘 그걸 느꼈다 이 말이야."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사실 그전에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스마트폰으로 많이 수업했었어."
"그래? 그런데 왜 그때 말 안 했어?"
"그냥."
"학생이 공부하는 데 필요한 거라면 있어야겠지. 그런데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건이 아니라면 꼭 사야 한다고는 생각 안 했던 거지 엄마랑 아빠는. 그리고 생각해 봐. 학교 수업 시간에 잠깐 쓰고 마는 건데, 안 그래?"
생각해
보면 수업 시간에 몇 분 쓰겠다고 스마트폰을 산다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고 나름 구차한 변명을 해 본다)
일단 그것을 손아귀에 넣기만 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과 후로 극명하게 딸의 세계는 달라질 테니까.
결정적으로 집에 오면 자신만의 노트북도 있고, 반에서 선생님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숙제를 올릴 때는 내 스마트폰을 적극 이용하면 되는 거니까.
"합격아, 이건 신중해야 돼. 잘 생각해 봐야 된다고."
"엄마, 솔직히 그동안 그렇게 많이 생각했으면 정말 많이 생각한 거 아니야"
"그런가?"
"그래. 이젠 살 때가 된 것 같아."
"그럼, 일단 이것부터 하자. 넌 앞으로 스마트폰이 생기면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계획표 좀 만들어서 줘 볼래?"
"계획표? 에이, 무슨 계획표씩이나 만들어. 그냥 사용하면 되지."
"아니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쓰게 되면 진짜 별생각 없이 쓰게 될 수도 있어."
"꼭 만들어야 돼?"
"이왕이면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노력하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래."
"잘 쓸게."
"한 번 만들어 봐."
그러나,
딸에게서는,
(거창하게) 계획 같은 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그래도 뭔가 있어야 해.
무턱대고 그것을 들여서는 아니 돼.
얘가 아직 덜 급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직 멀었어.
(라고 생각했다)
간절하지 않아.
(라고 생각했다)
"네가 정말 스마트폰이 필요한지, 무슨 이유로 필요한지에 대해서 잘 정리해서 줘 봐. 그리고 사용계획표도 만들어 보고. 알았지?"
쉽게 얻은 건 그 가치를 모르는 법.
최소한, 최소한의 어떤 마음가짐은 필요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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