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팔려나간 전동킥보드 순수익 6만2천원
녹차벨이 울린다.
(진동이 안되어 있었나 보다. 헥.)
열심히 오후 업무 중이닷.
오후 4시 16분
-저기요. 여기 관리사무소인데요.
-네. 무슨 일이시지요?
-입주민 분이 오셔서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네?(아주 작은 목소리로) 혹시 104동 분이세요?
-네.(관리사무소 여직원도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작게.)
-하. (무슨 이런 일이 있을까...)
어제(6월 13일 화요일) 형사 3분을 대동해서 자전거를 절단해서 집에 들고 와서 모셔놓고 바퀴 수리까지 다해서 새 자전거로 아들이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104동 입주민이 오셔서 6월 9일 자전거를 분실했다고 하세요.
혹시 그 자전거가 아드님 자전거가 아닌가 해서... 2대를 분실했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또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서 이제 그만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제 아들 자전거가 2018년형 콘스탄틴 버나드예요. 화이트 블루 색상이고요. 확인 먼저 해주세요.
꼭 좀 부탁합니다...
-우선 사진을 먼저 보내주실 수 있나요?(관리실 직원.)
-자전거 거치대에 있던 사진을 보내드릴까요? 깨끗이 청소한 사진을 드릴까요?
떨리는 목소리로 주절주절 얘기했다. 그리고 거치대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녹이 슬어서 쓸 수 없을 거 같은 사진을 두 장 전송했다. 관리소직원분은 일단 확인하고 다시 연락한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지링지리리링. 지링.(핸드폰 진동소리.)
오후 4시 23분이다.
-여보세요?(나.)
-네. 104동 입주민분께서 사진을 보시더니 이 자전거가 아니라고 하십니다.(관리사무소 여직원.)
-아. 잘 알겠습니다.(나.)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잊을 만하면 자꾸 자전거 사건이 되돌아오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아직 용서할 마음은 없는 것이니?
이제 그만 이 자전거 사건을 떠나보낼 순 없는 거니?'
화요일 자전거를 찾고 나서 밤새도록 글을 4편이나 쓰고서 새벽 5시 반이 넘어서 침실에 누웠었다.
잠시 있다가 바로 출근을 했고, 수요일 중간관리자 모임을 했다. 오후엔 긴장이 다 풀려 잠깐씩 졸긴 했으나
그날 회의록 정리도 다 하고 퇴근했다.
집에 오니 아무것도 먹기 싫었다. 식탁 위에 보니 반값으로 공동구매한 콘푸라이트가 있어서 우유에 한 그릇 말아먹었다. 아이들이 새로운 제품이 식탁에 보이면 손대기 마련인데 안 먹은 이유가 있었구나.
정말 맛이 없었다. 그래서 반값으로 공구에 오른 건가. 크읏.
그리곤 침대에 쓰러졌었나 보다.
자세한 기억이 없다.
누군가 부산하게 왔다 갔다 한 것 같기도 하고.
꿀맛 같은 잠을 잤다.
"엄마 벌써 주무세요?"
"으응... 너 누구야?"
나도 모르게 잠결에 소리쳤다.
"S요"
내가 너무 사랑하는 아들이구나. 목소리도 아들 목소리.
"응. 엄마가 언제부터 잤는지 모르겠어.
무슨 일이니?"
"킥보드 팔았어요."
"응? 언제 어디서?"
"학원 가면서 타고 가서 학원 바로 앞 G공원에서요."
"그래 얼마?"
"25만 원."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꿈속으로 날아갔다.
다음 날 아들에게 물어보니 어떤 남자에게 팔았다고만 했다.
더 이상 묻는 걸 몹시 귀챦아 한다.
참 아이들은 쿨하다. 그렇게 애지중지 들고 다니다 팔고 나면 그만이다.
다 제하고 순수익만 6만 2천 원을 번 셈인데, 두 번의 수리센터에 가서 메인보드 교체했고 이상은 없는데 충전기 선 빠진 것 끼우고 엄마는 정말 노력했는데...
엄마의 수고비는 어디 간 거니? 이놈아 사랑하는 아들아. 크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