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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네 동생이 주문한 거니?"

12화 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누나 선물과 아들의 여름방학에 대해서

by 윤슬 Jul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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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으면 누나 생일이야."


"뭐 선물 받고 싶어?"


"무드등"


"어 알겠어"



3일 전쯤 남매의 대화다.

갑자기 어제 무드등이 왔다고 딸이 와보라 한다.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가 보니 웬 호박같이? 생긴 모양의 무드등이다.


"이거 네 동생이 주문한 거니?"


"네. 엄마. 제가 받고 싶다고 상품까지 말해줬어요.
제가 선택한 거라고요.(호박같이 생겼다고 핀잔을 주니.)
근데 S가 그 말을 듣고 바로 주문을 해서 어제 바로 왔어요."


동생의 실행력이란. 딸도 깜짝 놀랐다한다. 너무 빨리 택배가 와서.

요즘 또 집에 있는 것을 다 팔아 재끼시더니.(물론 모조리 안 쓰는 물건은 맞다.)
이젠 나에게 말도 안 하고 갖고 나가서 팔고 얼마에 팔았는지는 당연히 말이 없다. 그러고 보니 요즘 용돈을 제때 못준 거 같기도 하다. 이러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나도 팔려나갈 판이다.(엄마의 농담이 지나치다. 나는 좀 팔려나가고 싶다. 증말.)


딸과 무드등 기능을 하나씩 살펴본다. 7가지 정도의 색깔이 있다.

내가 제일 맘에 드는 것은 초록색 별이 방안 가득히 퍼지는 것이다. 로망 같은 것이다.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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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호박같이 생겼다고 한 무드등/우:초록별이 반짝이는 천장)




갑자기 어릴 때 생각이 별처럼 반짝여 온다.

동생과 마루에 앉아서 그야말로 별을 헤던 밤들이 있었다.

우리가 가장 빨리 알아보고 찾았던 것은 북두칠성이다. 둘이서 손가락으로 별모양을 가리키며

마실 나간 할머니를 기다리며, 혹은 화장실이 무서워 마당구석에서 동생이 볼일을 볼 때 혼자서 소리를 내면서 별을 세기도 했다. 동생이 무서워하니 언니가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다.

가을걷이가 지나 마당의 거푸집을 모아서 비닐로 덮고서 그 위에 둘이 누워 할머니가 해주시는 고구마뻬때기죽을 기다리던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나의 유년의 윗목 기억이다.




아들이 방학을 했다.

방학 동안 뭘 해야 할지 걱정이다. 6학년때부터 꾸준히 다니던 주짓수를 이사를 오고 중3이 되고 나서부터 못하게 되었다. 아들은 운동을 정말 좋아한다. 축구는 학년대표로 뛰기도 했다. 신체적인 조건도 운동하기 좋은 체형이긴 하다. 사춘기라 친구들 관계가 중요해졌고 아들 S 따라 주짓수도 같이 등록한 친구도 많았다. 이사를 오고부터 학교는 왼쪽으로 경전철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집은 중간이요 다시 오른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다닌다. 정말 집 주변에 학교나 학원이 있으면 편한 것이란 걸 다시금 절실히 느낀다.

주짓수학원이 다니던 A학원 바로 아래층에 있어서 다시 등록을 했으나 친구가 한 명도 없고 자기를 아끼던 관장님과 코치님도 없으니 차츰 가는 횟수가 줄어드는 사이 3개월이 끝이 나 버렸다.

방학이라도 체력 단련을 하게 다시 이전에 다니던 주짓수 학원을 1달 단위로 끊어 줘야겠다.




딸과 무드등 얘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전화 1통이 울렸다.

A학원 매니저 선생님 전화였다.


"S 어머니 통화되세요?"


"네."


"혹시 S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 좀 시켜도 될까요? 마무리 안 되는 부분도 있고.

마치던 시간을 지나면 어머니 걱정하실 까봐 미리 전화드립니다."


무조건 예스다. 제발 좀 학원에 붙들어 주세요 매니저님.

나는 마음속으로 수 백번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나는... 분명 소파에 잠시 자고 일어나서 글을 쓴다고 했는데,  저녁을 먹은 후 소파에서 얼굴에 함박미소 지으며 폰을 들고 있었는데...


"누가 나를 보쌈치기라도 했나요? 으앗 핫"


아침에 눈을 뜨니 침대에 곱게 누워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윤슬작가의 변)

며칠 비가 억수같이 쏟아붓더니 수요일부터는 태양이 말갛게 얼굴을 드러냅니다.

종일 건물에 갇혀 있으니 에어컨 밑에서 날씨를 다 느낄 수는 없지만 매미소리로 여름을 느낍니다.

왔다가신 손님께서 2주 연속 주황색 미에로 화이바 350ml를 주고 가십니다.

손에 꼭 쥐어 주시는 마음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마음만 말고 작은 감사의 표시를 하는 하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무슨 연유인지 분명 이유가 있겠지요.

(어제도 12시간 이상 소파에서 방까지 직진해서 잠을 잤습니다. 수면 과다로 머리가 아팠던 모양입니다. 하하... 며칠간 잠을 이렇게 대책 없이 자다니...)

제 감정선을 따라가 보니 조금 기쁘지 않은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 감정으로 대하는 모든 것들에 시큰둥한 마음이 있고 늘 같을 수 없지만 잘 웃는 제 얼굴에 미소가 조금 가시었어요.

원인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스스로 기쁘고 행복해야 즐거운 일들이 같이 따라온다는 걸 압니다.

아. 식당에 오랜만에 다시 냉면이네요. 저도 다시 점심을 맛있게 먹고 힘을 내겠습니다.


여러 가지 안타깝고 힘들게 하는 소식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늘 부족한 글 읽어 주시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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