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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May 16. 2024

그런 날에는: 어떤날 II, 1989

여고생 나의 정서가 있는 노래들

딸래미들과 둘러앉아 저녁을 먹던 여느 저녁이었다.

라디오에서는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흘러나오고 있었지.


- 엄마가 고등학교 때, 배철수 음악캠프에 사연 보냈었는데... 

  그때 내 사연 소개하면서, 대전에서 김선오 군이 보내주셨습니다. 라고 했다?


내 오래된 이야기에 딸래미들은 깔깔 웃었고, 그 자리에서 핸드폰 어플로 오래전 김선오 군으로 불렸던 그 사연을 보냈다. 

한 10분 흘렀나? 

배철수 아저씨가(죄송해요, 저도 이제 아줌마인데) 내게 사과를 했다. 

- 죄송합니다. 그때 제가 실수를 했군요. 대전에서 김선오 님, 늦었지만 사과드립니다. 


귀를 쫑긋, 소개된 사연 덕분에 우리는 다시 한번 깔깔깔 웃었다. 

감사했어요. 30년도 넘은 옛날 일에 사과해 주셔서. ^^


30년 전 여고생이던 내가 엽서로 직접 신청했던 그 노래. 

어떤날의 그런 날에는. 




1990년. 

여고생이던 우리가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이문세의 별밤.

내가 알게된 새로운 노래들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서였을 것이다.

그 시절 한참을 매료되었던 "어떤날의 그런날에는".

제목도 가수도 너무 신선해서, 

어떤 DJ는 - 그런날이 부릅니다. 어떤날에는.-  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던 노래. 


가볍게 두드리는 드럼소리로 경쾌하게 시작하는 상큼한 도입부. 

이제껏 들어왔던 가요와는 뭔가 달랐던 매력. 

듣고 있으면 사색하게 만드는 서정적 가사들. 

낭만을 사랑하던 우리들이 빠져들기에 충분했던 어떤날의 2집 앨범이다. 

게다가 이 음반에는 '소녀여'라는 제목의 노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쓸쓸함과 그리움을 장착하려면 언제든 찾아 들으면 되었던 앨범.


어떤날 2집에 수록되어 있던 노래들을 한 곡도 빠짐없이 모두 사랑했었다.  

때론 위로가 되고, 때론 즐거움이 되던 노래들. 

공부한답시고 시립도서관까지 버스 타고 가서,

공부는 안했지만 컵라면 사먹고, 이어폰 꼽고 있으면 너무나 좋았던 노래.

나의 여고시절을 함께 해 준 포크와 언더의 노래들에 나의 정서가 있다. 





어떤날 - 그런 날에는 (youtube.com)


그런날에는  4:01


햇살이 아프도록 따가운 날에는
비가 끝도 없이 쏟아지는 날에는
휘날리는 깃발처럼 기쁜 날에는
떠나가는 기차처럼 서글픈 날에는
난 거기에 가지 파란하늘이 열린곳
태양이 기우는 저 언덕 너머로
난 거기에 가지 초록색 웃음을 찾아
내 가슴 속까지 깨끗한 바람이 불게-
(간주)
길고긴 겨울밤 그대의 한숨
오늘따라 창밖엔 아침이 더디오네
복잡한 이 마음을 텅비울수 있다면
좋은 시간들을 너와 많이 나눌텐데
난 거기에 가지 파란 하늘이 열린곳
바람이 지나간 저 언덕 너머로
난 거기에 가지 초록색 웃음을 찾아
내가슴속까지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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