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님의 아우성

by 김현진

by 김현진

나는 한때 낚시를 미치도록 좋아했다. 무안에서 근무할 때인 1983년부터 낚시에 미쳐서 근무시간만 아니면 그저 저수지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수없이도 많은 붕어를 잡아다가 폭폭 끓여서 아침에 먹고 저녁에 먹고, 어쨌든 간에 그래서인지 몰라도 운동권 학생들과 밤새워 술을 먹어도 학생들은 다 떨어져도 나는 끄떡없이 남아서 집으로 돌아가곤 하였다. 그 모든 것이 붕어와 잉어 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처럼 눈발이 날리는 초겨울이 되면 갈대 우거진 수로 낚시가 제격인데 지금은 삼호 중공업으로 변해버린 영암 삼호가 옛날에는 수로 낚시터로 인기가 있었고, 무안의 몽탄면 정수장 밑 제방 돌 틈에 앉아서 하는 낚시 맛도 꽤 괜찮은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낚시꾼들이 오지를 않더니 지금은 낚시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로의 청호리 역시 붕어 등이 많이 잡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낚시꾼은 없고 청호 대교 다리 놓는다고 중장비 소리만 요란하게 들려온다. 왜 그렇게 낚시꾼이 오지를 않는가를 생각해 보니 영산강 물이 썩고, 더럽고, 냄새나고, 오염의 정도가 너무 심하니 사람이 외면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산강이 이렇게 썩으니 용왕님도 대책을 세우게 되었는데 마침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4대강 운하를 만들고 수질을 개선한다고 하니 지구상의 모든 용왕이 일치단결하여 이명박 후보를 도와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들어 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최대 공신인 용왕들과의 약속을 어기면 아예 살아남지를 못하니 약속 이행을 위하여 4대강 사업을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천주교, 야당 그리고 환경단체에서 반대하였는데, 대운하면 어떻고 소운하면 어때요. 강물만 살려 놓으면 되지 뭐가 어떻다고 시끄럽게 하느냐면서 전 세계의 용왕님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데 더는 떠들면 다음 선거에서 야당 모두 떨어뜨린다고 협박하니 야당도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영산강을 한번 살펴보자. 영산강을 보면 온통 썩어서 냄새가 나는 정도가 사람이 옆에 가기가 싫을 정도이고, 이제는 농업용으로도 부적격하다고 하는데 이런 물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대운하이니까 하지 말자고. 환경단체의 말을 빌리면 보도 만들지 말고 그냥 주변 정리만 하자는 것인데 홍수나 갈수기 때는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또 영산강 하구의 목포 쪽의 제방 인근에는 찌꺼기가 3~4m 정도 쌓여 있어서 이것도 끌어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말짱 헛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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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은 더 나빠져 봤자 밑질 것이 없는 형편이라 한다. 또 막상 운하를 만들면 뭐가 어떻게 변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이명박 대통령이 건설업자 출신이라 건설업자 먹여 살리려고 토목공사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토목업자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4대강 공사에서 돈 벌어먹는 덤프차 기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만 대통령 되어서 공사한다고 하면서 돈 뜯어먹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다. 이 모든 것이 부당하다면 대통령 선거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대운하 사업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으니 그때 모두 반대를 하든가 해야지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인제 와서 잘못되었다면 그럼,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하여 투표한 사람 전체가 이상한 자들이고 바보들이란 말이 되는 것이다. 자기와 생각이 다른 반대편은 모두가 역적이고 죽일 놈들이란 이론은 맞지 않다. 그래도 대운하 공약을 보고도 찬성한 사람이 많았기에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는 우리가 모두 수긍을 하고 임기 동안은 밀어주어야 한다. 안 그러면 용왕님에게 아주, 뼈도 못 추리고 죽는다.

어쨌거나 이제는 운하인지 무언지 아무래도 좋으니, 영산강 물이나 맑게 해 주면 원도 한도 없겠다. 그래야 다시 낚시라도 영산강으로 가지. 지금 같아서는 썩을 대로 썩어서 붕어고, 피라미고, 가물치고, 잉어고 도무지 영산강으로 낚시를 오지 말라고 하고, 용왕님도 용안이 곰보 빡보가 다되고 피부병으로 미치겠다고 하니 우선 용왕님이라도 살리려면 물길이라도 맑게 하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높으신 양반들에게 호소하니 제발 웬만큼들 싸우시지요. 우리가 모두 말만 안 한다뿐이지, 알 것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용왕님 말씀이 피부가 간지러워서 미치고 폴짝 뛰겠다고 이야기한다. 빨리 물이나 맑게 하자.

PS:그때부터 많은 세월이 흐르더니 이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고의 역적이 다 되어있다. 정권이 바뀌니까 박근혜가 역적이 되어 교도소에 있고 이명박은 금방이라도 교도소로 직행 할 것처럼 이야기한다. 무슨 큰 잘못을 하였는지 모르지만, 개인의 부패나 일탈이 있다면 처벌하여야 하겠지요.

그러나 정치적 복수심에 의한 처벌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5년은 금방 지나가거든요. 다음 선거에서 다시 정권을 잡는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우리는 모두 김대중 대통령에게 배워야 합니다. 그분은 전에 엄청 많은 정치적 박해를 받았지만,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단 한 사람에게도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두환이나 노태우 같은 사람마저 오히려 감싸고 더욱 사랑하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김대중 대통령에게 상대방을 사랑하는 법을 배웁시다.

- 김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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