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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D.D.C. 16화

D.D.C.앨리스의 노래

EP.16. /앨리스의 노래

by 이다연




낙원상가의 한 레코드 가게,

달래는 턴테이블 위에서 회전하는 낡은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매료되었다.

과거의 매혹적인 멜로디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순간, 가게 주인이 다가와 물었다.

“맘에 드는 곡을 찾으셨나요?”

주인이 턴테이블에서 나오는 곡을 들으며 말했다.


달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하게 이 노래가 마음이 끌려서요.
혹시 이 노래 아세요?”
“그럼요.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던 곡이죠.”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1964년 비틀스가 미국에 진출해 전 세계에 그들의 시대를 열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이 미자 씨가 그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죠.

남자 가수로는 1964년 ‘맨발의 청춘’과 1965년 최희준의 ‘하숙생’이 있었고, 또 하나의 라이벌 가수 남일해 씨도 있었죠.”

주인은 노래의 첫 소절과 중간에 나오는 ‘똑 똑똑’이라는 노랫말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 말로 하면 라임이죠.
당시에는 전쟁이 끝나고 반공이 강조되던 시기라 빨간색을 금기시했는데, 이 노래는 가사가 파격적이고 템포도 느리지 않아서 젊은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달래는 주인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며 앨범 재킷을 이리저리 살폈다.

“앨리스…”

그녀는 중얼거리며 다시 턴테이블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달래는 1960년대 클럽의 생생한 현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앨리스는 클럽에서 꽃 중의 꽃이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클럽 안은 열광했다. 앨리스는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긴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빨간 구두가 무대를 경쾌하게 누비는 동안, 그녀의 매혹적인 춤사위는 클럽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녀가 퇴장하자, 클럽 안은 여전히 그녀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앨리스는 단순한 쇼걸이 아니었다. 그녀는 클럽의 여왕이었고, 아름다운 가수였으며, 모든 사람이 그녀를 동경했다. 앨리스는 그날 밤, 클럽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


공연을 마친 앨리스는 클럽 밖으로 나가며 한숨을 쉬었다. 클럽 안의 열기와는 다른 차가운 밤공기가 그녀의 뺨을 스쳤다. 그녀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앨리스는 미소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또 다른 밤이 시작됐네.”

그녀는 분장실로 향하며 생각했다. 내일은 또 어떤 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앨리스는 기대와 함께 다른 클럽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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