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요일 아침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난 지 3일이 지났습니다.
긴 말은 실수를 낳는 만큼 장황하게 쓰진 않겠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일어나고, 언론이 보도한 탑승자 명단을 마주했습니다.
궁금해서가 아닙니다.
혹시나 아는 이라도 있는 건 아닌지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였습니다.
처음 보는 이름들이었지만 그다음 줄로 쉽사리 넘어가질 못했습니다.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고 해도 각각의 이름들이 나를 붙잡았습니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이들이지만, 그들의 살아왔던 날들이 살아가야 했던 날들이 제 눈앞을 아른거렸습니다.
삶의 흔적이 느껴졌고, 그들의 행복했던 행복할 기억들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그저 몇 획에 불과한 글자일 뿐인데 말입니다.
어떻게 가늠할 수 있겠냐겠지만 행복이란 건 뻔하다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 뻔한 행복의 기억 속에 살아가고, 앞으로 올 뻔한 행복을 그리며 살아갑니다.
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제야 그것은 글자도 이름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저 그 사람들의 온전한 삶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제대로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명단을 멀리서 바라 보아도 잘 읽히지 않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들을 기억합니다.
누군가는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누군가는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며, 또 누군가는 글로써 그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일 것입니다.
저는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조금은 마음이 단단해졌을 때 그 사람들을 다시 한번 마주 보려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미디어로 유족들의 애통함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시립니다.
그들의 절규와 눈물이 내 숨을 턱 막히게 만듭니다.
더 할 말을 찾지 못하겠지만, 아무쪼록 유가족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또 올바른 방향으로 상황이 진전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