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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 : 애니 같은 브랜딩

김계란이 만들어내는 QWER의 여정

by 온시프트

김계란의 우연한 인도네시아 여행이 K-pop 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시작점이 될 줄이야...


어느 날 300만 채널 피지컬 갤러리의 주인장인 김계란은 빠니보틀, 쵸단과 함께 여행을 떠난 이후 얻은 영감으로 지금의 QWER이라는 독특한 프로젝트를 탄생시켰다. 당시 여행 중 김계란은 라이브를 켜서 여행 현황을 알려주기도 했는데, 그 나라에 얼굴 하나 알려지지 않은 쵸단의 인기에 김계란은 깜짝 놀랐다며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그때 라이브 펍에서 보여준 쵸단의 즉흥적인 드럼 연주와 길거리를 지나다니기만 해도 치솟는 현지인들의 뜨거운 반응은 김계란의 마음속에 새로운 가능성을 심은 것으로 보였다. 평소 아이돌과 관련된 '최애의 아이'라는 만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아이돌과 밴드의 경계를 넘어선 신박한 형태의 걸그룹에 대한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QWER 프로젝트는 기존의 전통적인 걸그룹이나 걸밴드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혁신적인 시도였다. 국내 아이돌 시장에서 걸밴드라는 개념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그 분위기나 방향성이 기존과는 뭔가 달랐다. 물론 처음 해당 프로젝트가 공개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나는 '과연 이게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뭐 의문을 가지기는 했을 뿐 기대했던 건 사실이다.


1. 진화 중인 아이돌 산업 : 외모 너머의 경쟁력


현대 K-pop 산업에서 아이돌 그룹의 성공 공식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출중한 외모만으로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물론 탁월한 외모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때로는 다른 부족한 면모를 상쇄할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팬들은 그룹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더욱 꼼꼼히 살펴본다.


소속사의 브랜딩 전략, 개별 멤버들의 특별한 개성,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조화롭게 버무리는 방식은 성공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노래와 춤 실력은 기본적인 평가 기준이 되었으며, 이러한 갖가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견고하고 튼튼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 특별히 뛰어난 퍼포먼스 능력이나 음악성을 보유한 그룹의 경우, 이러한 뛰어난 실력이 다른 부분의 약점을 상쇄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미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그룹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심각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기존의 팬덤이 그룹을 굳건히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쉽게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팬덤 구축까지의 여정이 결코 쉽지 않다. 처음부터 명확한 콘셉트와 색다른 전략이 없다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크나큰 아이돌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QWER의 외모가 떨어진다는 말을 하는 건 아니다.


2. 멤버 모집 : 이 또한 콘텐츠 전략


1) 모든 순간이 콘텐츠

오디션 콘텐츠가 부흥하는 지금 김계란은 QWER 프로젝트의 멤버 모집 또한 콘텐츠로 승화시켰다.

멤버 모집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공개하는 전략은 단순한 멤버 선발을 넘어 프로젝트 전체의 중요한 시발점 역할을 했다. 피지컬갤러리가 기획한 이 영상들은 멤버 모집 과정을 하나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변모시켰고, 이는 조급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2) 독보적인 개성의 조화

QWER의 가장 큰 차별점은 멤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프로젝트 시발점이 된 크리에이터 쵸단, 그들을 중재하는 스트리머 마젠타, 4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신비주의 코스튬 플레이어 히나, 그리고 성장과 극복의 아이콘이 된 NMB48 출신 시연까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인물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이들은 전통적인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 아닌,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독자적인 팬층과 영향력을 구축한 인물들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히나의 합류는 프로젝트에 또 다른 차원의 관심을 자아냈다. 그동안 코스프레나 SNS 활동을 통해서만 팬들과 소통해 왔던 그녀가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공개하고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조차도 잘 몰랐지만, 다들 신기해하길래 김계란의 설득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또한, 시연의 합류는 정말 궁극기다운 노래실력과 함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인기를 더했다.


3)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

QWER 프로젝트는 기존 아이돌 그룹 형성의 관습적인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볼 수 있다. 획일화된 오디션이나 무섭게 점철된 평가 대신, 다소 즐거운 분위기를 앞세워 그들의 고유한 매력을 발굴하고 이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독특한 설정은 걸그룹? 걸밴드? 라는 범주를 넘어서는 문화적 실험으로서 말이다.


이러한 신박한 시도는 K-POP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인물들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는 QWER의 구성 방식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나아갈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이는 새로운 아이돌 그룹의 탄생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도로 보였다. 물론 매우 어렵다는 것은 안다.


3. 노스탤지어 마케팅 : 세대를 잇는 전략


1) 김계란의 대중 읽기

현대 마케팅 환경에서 노스탤지어는 그저 단순한 과거 회상의 도구가 아니다.

이는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전략적 접근방식으로 진화했다. QWER의 성공 사례는 이 같은 노스탤지어 마케팅의 진화된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라 볼 수 있다. 여기서 QWER의 프로듀서인 김계란이 보여준 전략적 접근은 주목할 만하다. 그의 프로듀싱은 단순히 음악적 완성도를 넘어, 세대 간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는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현재 대중문화 소비층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읽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객관적인 인물이랄까?


2) 현실화된 애니메이션?

그들을 잘 뜯어보면 QWER의 전체적인 컨셉과 음악적 방향성은 200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J-culture의 영향을 받은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적 경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당시 10대들이 몰래몰래 즐겨보던 '케이온'이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같은 작품들이 현재 20-40대 사이에서 강력한 문화적 레퍼런스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QWER은 이러한 작품들이 보여준 걸밴드 컨셉의 원형을 현실 세계에서 재현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다. 이는 많은 팬들의 오랜 로망을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독자들도 알다시피 현대 대중문화 산업에서 장르와 세대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QWER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독특한 문화적 현상을 창출해 냈다. 아니 해내고 있다. 특히 여성향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었던 남성 팬들을 자연스럽게 포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선 깊이 있는 문화적 통찰에 기반하며, 얼핏 보기에 이질적이고 이상해 보이는 여성향 애니메이션과 아이돌 문화라는 두 영역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데 성공했다.


QWER이 보여주는 가장 혁신적인 전략은 여성향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었던 남성 팬들을 자연스럽게 포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선 깊이 있는 문화적 통찰에 기반한다. 여성향 애니메이션과 아이돌 문화라는 얼핏 이질적이고 요상해 보이는 두 영역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데 성공했다.


3) 문화적 가교로서의 QWER

이러한 QWER의 성공은 현대의 여러 헤리티지 마케팅 사례들과 맥을 같이 한다. 바나나맛우유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세대의 추억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된 것처럼, 슬램덩크가 영화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문화적 접점을 만든 것처럼, 현대자동차가 '포니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의 문화적 자산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처럼, QWER 역시 K-pop 아이돌 그룹이라는 범주를 뛰어넘는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앞서 말한 '슬램덩크'처럼 QWER이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문화적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애니메이션 문화를 경험한 기성세대와 현재의 K-pop 문화를 즐기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QWER은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접점을 만들어낸다.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동시에 그들 모두의 감성을 완성시키는 독특한 균형점을 찾아냈다.


4. 성장의 가치 : 도전과 노력이 깃든 이야기


1) 진정성도 겸비한 그룹

QWER가 아이돌 산업의 전통적인 틀을 과감히 벗어나며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외모나 무대 퍼포먼스를 넘어, 처음의 신박한 컨셉을 넘어서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도전과 성장이 이들의 브랜딩 핵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궁극기' 시연이 걸어온 독특한 여정은 과거 윤하라는 여가수와 맥을 같이하며 QWER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며, 팬들과의 깊은 유대를 형성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QWER는 기존 K-pop 아이돌들의 완벽주의적 이미지와 차별화된 길을 개척하고 있다. 리더 쵸단은 불안과 두려움을 숨기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습실로 향하는 자신의 모습을 팬들과 공유한다. 이러한 솔직함은 팬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QWER를 더욱 친근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 모든 멤버들이 보여주는 꾸준한 연습과 발전에 대한 열정은 이들을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진정한 아티스트로 인식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시연의 여정은 QWER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발목 부상으로 인한 휴학, 데뷔 무산 등 수많은 좌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NMB48 오디션에 도전하여 합격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꿈을 향해 전진했고, 2021년 8월 NMB48의 정식 연구생으로 발탁되어 외국인 최초로 AKB 그룹 내 승격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023년 QWER의 메인보컬로 합류한 시연의 성장 스토리는 많은 팬들에게 도전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2) 선배 윤하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들의 모태가 된다고 해도 무방한 벌써 데뷔 20년이 넘은 여가수 윤하 역시 QWER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2004년 일본에서 "유비키리"로 데뷔한 이후, 한국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피아노 록과 K-pop을 융합한 그녀만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은 QWER의 음악적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하가 보여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의 정신은 당시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된 바 있는데, QWER의 시연의 모습이 마치 그녀와 매우 비슷하다.


이처럼 QWER는 팬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멤버들은 SNS와 팬미팅을 통해 자신들의 성장 과정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팬들이 이들의 발전을 함께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소통은 QWER를 단발성 인기 그룹이 아닌,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아티스트로 성장시킨다.


이제 QWER는 그저 ‘유니크한 걸밴드'라기보다는 '성장형 밴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제시하고 있다. 멤버들의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기대치를 연신 높이고 있고, 동시에 깊은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다. 이는 곧 QWER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로서도 여물어간다. 앞으로도 QWER는 더 높은 음악적 성취와 함께, 팬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진정한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이미지 출처 : AI 및 나무위키


참고 자료 :


https://www.legend-lounge.com/news/articleView.html?idxno=3940

https://econsis.kr/qwer2/

https://newneek.co/@gosum_beat/article/16326

https://namu.wiki/w/Q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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