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소방관을 잃다
2022년 그날 이후, 많은 소방관들의 삶은 멈춰 있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결국 지켜내지 못한 기억.
그리고 그 죄책감은 트라우마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출동했던 대원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장면을 잊지 못했다.
숨 막히는 현장의 소리, 손에 잡히던 온기, 놓칠 수밖에 없었던 생명들.
그 모든 게 나를 옥죄는 기억이 된다.
살아남은 게 기쁨이 아니라, 죄책감으로 남아버린다.
소방관들에게 상담과 치료가 제공되지만,
그건 몇 차례의 형식적인 상담,
현장에 다시 투입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
“업무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라는 벽 때문에
트라우마는 개인 문제로 남는다.
결국 ‘순직’이라는 이름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소방관 사회는 여전히 “강해야 한다”는 문화가 지배적이다.
힘들다고 말하는 순간, 약한 사람으로 보일까 두려워 다들 침묵한다.
그 침묵 끝에, 또 한 명의 생명이 사라진다.
이 죽음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재난을 막으려다 더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제도가, 사회가 끝까지 안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버텨라”는 말 대신 “괜찮냐”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질문이 제도와 문화 속에서 진짜 대답이 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