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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있는 글로벌 기업

기업탐방에서 얻은 자극과 다짐

by 다소느림

버스에서 시작된 탐방


인공지능사관학교에서 주도한 이번 기업탐방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시작됐다.

네이버와 AWS,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는

굵직한 기업 두 곳을 하루 안에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사실 처음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버스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길 위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과연 오늘 내가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네이버 1784,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건물


첫 번째 방문지는 네이버의 본사 1784.

이미 ‘로봇 친화형 건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직접 보는 순간 그 의미가 확 다가왔다.


건물 안에서는 로봇들이 자연스럽게 돌아다녔다.

단차 없는 바닥,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그리고 어디서든 이동이 가능한 동선.

사람을 위한 건물이 아니라,

로봇이 첫 번째 입주민인 건물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입구에서 본 얼굴인식 출입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무빙워크처럼 빠르게 걸어 들어가도 순간적으로 얼굴을 인식해 바로 통과된다.

보안과 편리함을 동시에 챙긴 시스템이었고,

그 덕에 “출입 절차”라는 불편함은 거의 사라져 있었다.


솔직히, 로봇이 물건을 직접 나르는 장면 같은 서비스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복도 사이로 이동하는 로봇들만 봐도,

이미 이곳의 미래가 다른 차원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AWS, 자유와 보안이 공존하는 공간


다음은 AWS.

3층부터 18층까지를 사용하는 건물은 외관부터 깔끔하고 단정했다.

내부는 일방적인 강의라기보다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기는 이런 공간이다”라는 소개 위주였다.


인상적이었던 건 근무 문화였다.

지정 좌석이 없고,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할 수 있었다.

창가에서 도심 전경을 바라보며 일하는 사람도 있었고,

구석진 회의실에서 몰입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치 도서관처럼,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하지만 동시에 보안 규칙은 엄격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답게,

건물 전체가 ‘정보 보안’이라는 큰 틀 아래 설계되어 있었다.

자유로움과 제약이 공존하는 풍경.

그 균형 속에서 글로벌 기업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두 곳의 아쉬움


사실 솔직히 말하면,

하루 두 곳을 다녀오는 일정은 꽤 버거웠다.

이동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각 기업에서 실제로 머문 시간은 1시간 남짓.

그마저도 대부분은 홍보에 가까운 소개였다.

“우리가 얼마나 멋진 기업인지 보라”는 메시지가 더 강했지,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배움을 주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다.


차라리 한 곳에만 더 오래 머물며,

실제 직원들과의 Q&A 세션이나 직무별 실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면 훨씬 의미 있었을 것이다.

탐방이라기보다는 견학에 가까웠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그럼에도 남은 건 동기부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험이 헛된 건 아니었다.

1784에서 로봇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

AWS에서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누리는 직원들의 모습은 분명 내게 자극을 주었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IT 기술을 더 잘 써먹어야겠다.”
“무엇이든 잘해야 이런 공간에서 일할 자격을 얻을 수 있겠다.”

구체적인 지식보다도, 이런 단순한 결론이 더 크게 와 닿았다.

버스 안에서 졸음과 싸우던 그 시간조차,

결국은 다짐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마무리


기업탐방은 때로는 기업의 홍보장이 되고,

학생들에게는 짧은 견학으로 끝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 본 장면들이,

내게는 동기부여의 불씨로 남았다.

미래의 일터는 로봇과 함께할 것이고,

글로벌 무대는 자유와 엄격함을 동시에 요구할 것이다.
그 하루의 짧은 경험이 내게 남긴 건 단 하나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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