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by 은령

너를 낳아주신 너의 엄마는,

잠옷 앞섶이 풀려 가슴골 드러난 줄 모르고 온전한 반숙 계란프라이를 해내겠지

노른자가 흐르고 밥풀때기 뒹구는 식탁을 닦으며 흐뭇해하겠지

소파 아래서 늦잠 자는 골뱅이 양말을 깨워 삶아 빨겠지

입 벌린 변기 입술에 묻은 오줌 자국에도 입을 다물겠지

시도 때도 없는 너의 심부름을 충실하게 수행하겠지

담뱃내 씹은 이빨의 고춧가루를 사랑스럽게 봐주겠지

돈 없다고 끙끙 앓다 택도 안 뗀 다이와를 장착하고 낚시 방송 낚는 등을 토닥이겠지


그러나 너를 낳지 않는 너의 아내는 아닐 것이다

아무쪼록 다음 생엔 내 아들로 태어나길

그땐 네 엄마 같은 엄마가 되어 주겠다




사랑의 어머니가 헌신이라면, 아마 그의 배우자는 미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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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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