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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로 Mar 08. 2023

비타민D 주사 맞지 마세요

“선생님 비타민D 처방 안 해주셔도 되어요. 주사 맞고 있어요”

“글쎄요. 고용량 비타민D 주사는 안 좋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비타민D가 굉장히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보조식품으로 비타민 D를 복용하거나 정기적으로 비타민 D 주사를 병원에서 맞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우기로 비타민D가 부족하면 구루병에 걸린다고만 배웠는데 최근 들어 비타민D의 효용에 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비타민D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도 비타민D가 노인의 근력을 증가시키고, 비타민D 부족이 각종 심혈관 질환이나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당뇨병, 치매, 생리통 등의 질환에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상당히 많이 합성하고 있습니다. 햇빛이 적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피부가 밝은 이유도 햇빛이 적은 곳에서 사람들이 최대한 비타민D 합성을 하기 위해 피부색을 밝게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검은 피부가 피부암 발생률이 낮아서 생존에 유리한데 그 검은 피부의 장점보다 비타민D를 충족시키는 장점이 훨씬 더 컸다는 것은 비타민D가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또 한 가지 비타민D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유당불내증입니다. 일반적으로 우유를 못 먹는 유당불내증은 햇빛이 적은 지역에서 그 수가 훨씬 적습니다. 햇빛이 많은 지역은 충분히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어 유제품 등을 통해 칼슘을 섭취할 필요가 적기 때문에 유당불내증 환자가 많아도 괜찮았으나 햇빛이 적은 북반구 지역은 비타민D 합성이 쉽지 않기 때문에 칼슘 흡수율이 높은 유제품을 많이 먹었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비타민D 합성이 부족한 지역에서 유당불내증이 적은 쪽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비타민D는 특히 아이들이 자라는데도 필수적입니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을 뼈에 붙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은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비타민D가 부족하면 성장 장애가 일어나면서 뼈가 쉽게 부러지고 휘어지는 구루병이 나타납니다. 산업혁명 시절에 영국 런던에서 어린이들에게 구루병이 자주 발생했는데 이는 산업혁명 당시 생성된 스모그 등 매연이 햇빛을 막아서 아이들이 충분히 비타민D를 합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하듯이 비타민D는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람들은 피부 노화 등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것을 생활화하고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비타민 D 합성이 부족합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타민D 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낮습니다. 우리나라 기후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햇빛의 양은 계절에 따라 큰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문제는 노출을 많이 하는 여름에는 장마가 있으며 겨울에는 무척 춥기 때문에 몸을 다 가리게 되어 햇빛으로 비타민D 합성이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욱더 비타민D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햇빛을 쪼일 기회가 적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을 자주 권고하는 편입니다. 하루 성인 비타민D 권장량은 400-800IU인데 하루 1000IU 정도까지는 섭취해도 무방합니다. 일반적인 종합비타민에는 대개 200-400IU가 들어있습니다. 



비타민D는 햇빛 합성, 음식물 등으로 몸에서 흡수하기 때문에 먹는 양만 가지고 본인의 비타민D 농도가 적정한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비타민D 수준은 피검사를 통해서 알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뼈 건강이 안 좋은 사람들은 비타민D 농도를 꼭 병원에서 측정해서 알고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인 성인은 비타민D 농도를 측정했을 때 20 ng/mL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골다공증이나 골절이 있는 뼈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30 ng/mL 이상으로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간혹 비타민D를 보충한다는 환자들을 보면 많은 경우 비타민D 주사를 맞고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타민D를 보충하기 위해 비타민D 주사를 4개월 정도에 한 번씩 맞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충하는 방식은 아직 이견이 있습니다. 보통 비타민D주사는 한번 맞으면 100,000에서 200,000IU의 고용량을 투여합니다. 이는 하루 권고량의 100배에서 200배입니다. 그런데 몇몇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를 간헐적으로 고용량 투약받는 경우 비타민D 농도는 올리지만 골절이나 낙상을 예방하는 것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합니다. 도움이 안 된다고 하면 그나마 괜찮은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골대사학회에서도 비타민D는 가급적 먹는 보충제로 섭취하고 비타민D 주사는 비타민D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환자분들에게는 비타민D 주사를 맞기보다는 매일 비타민D를 복용하는 것이 더 나음을 설명드립니다. 비타민D 주사는 사실 간편합니다. 한번 맞으면 수개월간 효과가 유지되니까 마음도 편합니다. 하지만 안 맞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간헐적으로 고용량 비타민 D를 투약받기보다는 뼈 건강을 위해 매일매일 필요량을 섭취하는 것을 더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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