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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Apr 26. 2021

크레타인들이 기억하고 싶은 거리

-8.25거리, 1821거리

이라클리온 메인거리를 산책했다. 

우리는 크레타인들이 잊지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역사적인 거리를 걷기로 했다. 바로 유명한 8.25거리와 1821거리이다. 

바로 국경을 마주한 옆나라  터키인들이 그리스인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한 날을 잊지않고 기억하기 위한 거리가 바로 8.25street이다. 오히려 이 고통스러운 날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텐데 이들은 그 날을 메인거리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라 생각하니 이들의 국민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마치 일본과 한국이 거리로는 가깝지만 마음 한편으론 멀수밖에 없는 나라로 인시되는 것처럼 그리스와 터키가 바로 그런 나라이다. 

영토와 정통성을 서로 부르짖으면서 자존감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피를 흘렸던 사람은 그 나라의 국민들 이었다. 특히 크레타에서 터키인과의 유혈사태가 바로 그 증거이다. 

여전히 두 나라는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크레타는 그리스의 다른 섬과 다르게 그리스인들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강한 국민성을 품고 있는 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클리온 8.25거리

지금은 골목 양쪽에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 그리고 호텔들이 들어서 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올리브로 만든 비누, 오일 그리고 전통자수를 놓은 소박하고 정성이 담긴 옷들이 걸려있었다. 나는 올리브비누를 몇개 사서 가방에 넣었다. 8.25거리를 걷다보니 크레타인들의 강함을 보여주듯 사자분수의 입에서 아직도  물을 뿜고 있었다. 

이 길 끝에는항구와 koules요새가 있다. 

koules요새

8.25거리를 걷다가 다시 1821거리에 도착했다. 

1821년은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전쟁(1821년~1829)을 시작하고 독립을 선포한 해이다. 이 결과 1830년 그리스는 독립을 승인 받게 되고 1821년 독립을 선언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거리이름을 1821street이라고 지은 것이다. 

1821거리

8.25거리보다 조금은 넓고 거리가 한산하고 깨끗하다. 거리 양쪽엔 여행사와 기념품 가게, 그리고 옷가게, 아이스크림 가게들이 늘어서있고 이 길을 끝까지 가면 바다와 접한다. 아마 관광시즌엔 관광객들로 북적거릴텐데 지금은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북적거림 대신 조용하고 한가한 거리탓에 오히려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관광도 식후경,,,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군것질을 했다. 이 곳에서 유명한 젤라또라고 한다. 성수기엔 줄서서 기다리려야 사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데 오늘은 쉽게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어서 이 또한 행복하다. 

역시 먹는 순간 만큼 행복한게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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