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낙원은 이런 곳이 아닐까,
발로스 비치

그리스 Balos beach

by 담소

이라클리온을 떠나 우리의 숙소가 있는 키사모스(kissamos)로 가는 길은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처음 오는 손님 어서 가시라는 듯 도로는 한가하고 우리를 위해 한쪽으로 비켜주는 배려도 돋보였다.

초행길 기분 좋은 운전이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니 그리스에선 갓길 차선으로 가는 운전방식이 당연하며 바쁘게 가는 차들을 위한 배려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차들이 도로 오른쪽 갓길로 가거나 오른쪽 차선을 걸친 채 운전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아뿔싸!

우리는 그런 차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한쪽으로 운전을 하냐며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로만 생각하고 그들을 피해 가기도 했다.

그리스인들의 배려심도 모르고 우리는 도로 한가운데를 달렸으니....

순간 창피함이 몰려왔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하나보다. ㅠㅠㅠ

문화의 차이를 또 한 번 느꼈다.



역시 크레타는 큰 섬이라 그런지 이동거리도 꽤 된다.

꼬박 3시간이 걸려 도착하니 아홉 시가 넘은 늦은 밤이 되어버렸고 숙소 주변 풍경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파도 소리가 들려 발코니 문을 여니 발코니 아래가 바로 바다로 이어지는 곳이었고 우리가 원했던 바로 그런 숙소였다.

파도소리를 가장 가까이 들을 수 있고 맘만 먹으면 언제든 바닷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말이다.

밤공기가 서늘한 탓에 바로 문을 닫아야 했다. 아쉬웠지만 내일이 기대된다.

푸른 지중해를 발코니에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20191106_072544.jpg 키사모스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본 지중해

다음날 아침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비치 'Balos beach'로 향했다.

발로스 비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죽기 전 꼭 방문해야 할 아름다운 비치로 선정되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치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숙소에서도 약 40분 정도 고속도로로 운전을 하고 간 후에도 비포장 도로를 30분 이상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포장길로 가는 길은 그리 쉽지 많은 았았다.

가는 도중 양 떼들이 길을 막고 있어 양들이 비켜주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길 옆은 바다로 떨어지는 절벽이라 조심해서 운전해야 하는 길이었다.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 오고 가는 차들도, 사람도 없는 길이라 멋진 풍경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Balos beach가 무인도인 양 말이다.

어렵게 운전해 왔는데 주차를 한 후에도 다시 바다까진 험한 길을 걸어 약 20분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곳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걸어가면서 살갗에 닿는 뜨거운 햇빛도 그렇게 따갑지많은 않았다.

보석은 쉽게 찾아지는 게 아니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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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os beach로 가는 비포장 도로


드디어 Balos beach에 도착했다.

바다를 마주하는 순간 이유 모를 눈물이 터져 나온다.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것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디맑은 바닷물, 바다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잔잔함, 오묘한 색감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색

그리고 아무도 없는 이 고요하고 적막한 바다.

어떻게 표현해도 이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은 말로 글로 담을 수 없다.

잔잔하게 출렁이며 날 좀 보라는 듯이 뽐내는 여인의 수줍은 자태이다.

지상에선 다시 볼 수 없는 저 아름다운 자태.. 자연이 표현해 낸 천상의 예술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비치엔 아무도 없다. 우리가 처음 발견한 무인도처럼....

이래서 이곳을 지구상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바다라고 했나 보다.

지상 낙원이라는 말은 이런 곳에 어울리는 단어 아닐까?


이곳은 여름이 되면 요트를 타고 왔다가 바다수영을 즐긴 후 요트로 다시 돌아가는 곳이라고 했다.

우리처럼 자동차로 오는 방법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수기에는 관광객들로 붐벼 우리가 지금 느끼는 적막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만이 누릴 수 있는 완벽한 발로스 비치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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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난 Balos beach


20191106_093107.jpg Balos beach에서 수영하는 남편

이 고요한 Balos beach에서 남편과 수영을 즐기며 최고의 기분을 만끽했다.

몸에 감기는 바닷물의 온도도 그리 차갑지 않다.

11월 초의 크레타섬의 바닷물 온도는 몸에 기분을 리프레쉬해 줄 딱 그만큼의 차가움이었다.

바닷물에 들어가도 먼 곳까지 수심이 많이 깊지 않아서 멀리까지도 헤엄을 칠 수 있는 바다다.

가을 아침 햇살과 함께 바다 수영을 하니 기분이 날아갈 듯 행복하다.

하루종일 머물러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바로 이곳...

언제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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