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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Apr 19. 2021

아부다비의 고혹적인 화려함에 빠지다

쉐이크자히드페스티벌, 쉐이크자히드빈술탄그랜드모스크

알아인을 떠나 아부다비로 돌오는 길

저 멀리에서 많은 깃발과 함께 커다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우리는 방향을 돌렸다. 

바로 쉐이크자이드가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리기 위해 개최하고 있는 축제 장소였다. 

각국의 전통문화들이 선보이고 그 나라의 전통 음식들과 특산품들이 각각의 마련된 부스에서 소개되고 있었다. 

러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우리에게 아직 낯선 나라의 각종 기념품들과 특산품들이 자랑스러운 듯 화려하게 펼쳐져 있다.

아부다비에 사는 현지인과 관광객들 모두 이곳으로 모여 축제를 즐기는 듯 사람이 무척 많다.

쉐이크자이드가 태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리기 위해 개최한 축제


쉐이크자히드 페스티벌 공연-남자들만의 춤이다.

축제장소가 너무 넓다 보니 모두 돌아다닐 수도 없어 보인다. 

축제를 위해 워낙 넓은 땅에 많은 준비를 한 터라 이 축제를 온전히 즐기려면 하루가 족히 걸릴 것 만 같았다.

한쪽 무대에서 남자무용수들이 추는 춤이 매력적이다. 

독특하게도 이 춤은 여성을 위해 추는 춤이라 여성들만 볼 수 있는 춤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별 춤도 있다.  

남자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여성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동작들이다 보니 매우 섹시하기까지 하다.

신분에 따른 춤, 직업과 관련된 춤은 본 적이 있어도 남성이 여성을 위해 추는 춤은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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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크자히드 페스티벌 화려한 분수쇼

축제장 어디를 들러보아도 화려하고 북적임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어울려 함께 마시고 춤도 춘다.  성별, 인종차별도, 나이 차이도 느끼지 않는 이 장소가 편안하다. 축제는 즐기라고 있는 거니까...


중동의 분위기와 향은 강하고 다양했다. 

특히 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향이 아주 강하다. 

음식에도 독특한 향이 배어있는 듯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출출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우리는 다양한 음식들이 전시되어 있는 음식부스에 갔다. 

달달한 파이처럼 보이는 음식이 날 유혹하길래 먼저 그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맛있다며 옆에서 사고 있는 현지인의 권유에 덥석 산 파이가 이렇게 달 줄이야. 너무나도 달아 다 먹을 수 없어 절반만 먹고 말았다. 어찌 이리도 달단 말인가... 하지만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즐기며 먹는다. 

치즈 위에 설탕가루를 뿌려주었는데 그게 원인이었다. 설탕의 달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맛나 보여서 선택했는데 우리 입맛과는 너무 다르다. 

하지만 이런 황당함도 여행 중에 누릴 수 있는 웃픈 경험이라 생각하니 싫지 않다. 오히려 내가 먹고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한바탕 웃어댄다. 기분 좋은 알싸함이라고 할까?

뜻하지 않게 이런 멋진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하고 보람된 시간을 만나 여행의 만족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우리에게도 이런 행운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하니 이런 경험도 멋지고 행복할 뿐이다.



축제를 빠져 즐기다 보니 밤이 늦었다. 하지만 숙소로 바로 들어갈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라는 '쉐이크자이드빈술탄알나얀그랜드모스크'(이름이 너무 길어 그랜드모스크라고 칭하기로 한다)'를 방문했다.

사진에서 보던 대로 그야말로 모스크의 결정판이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할 수는 없다. 

인도의 타지마할의 영향을 받아 건축했다는 이 모스크는 건축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였다.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전경
그랜드 모스크 외부와 실내

모두 82개의 돔으로 구성된 사원에 사용된 주 재료가 대리석이고 그리스 마케도니아에서 공수한 것이라고 한다. 

부자나라인 걸 과시라도 한 듯 샹들리에는 수많은 보석이 새겨져 있고 양탄자도 값비싼 양탄자가 펼쳐져있다.

이런 아름다운 보석으로 치장된 샹들리에들은 12톤에 달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 샹들리에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하는데 정말 럭셔리 그 자체다

어떤 여행 가는 이 그랜드모스크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 아부다비에 오면 반드시 이 그랜드모스크를 방문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유일한 이 그랜드모스크를 방문하기 위해서 반드시 아부다비를 와야 한다."라고 말이다. 

이 말이 갑자기 와닿는 순간이었다.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나라... 하지만 왠지 아직은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칭하기엔 무언가 약간은 부족함이 느껴지는 아부다비...

화려한 아부다비의 뒤에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감춰진 그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지금은 아부다비를 떠난 지 꽤 오랜 시간이 되었지만 지금도 떠올리면 독특한 그들만의 향이 함께 다가온다. 

이젠 그 향이 조금씩 그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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