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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견' 골든 리트리버, 입양을 포기하다

못 말리는 천방지축 태리와의 동거(2)

by 태리와 함께라면

우리는 골든 리트리버가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에 몹시 흥분했다.


굽실굽실 흘러내리는 황금빛 웨이브, 당당한 풍채에 섬세한 사교성, 무엇보다 사람과의 친밀함, 다른 반려견에게도 양보할 줄 아는 배려심... 정말 골든 리트리버는 흠잡을 데가 없는 견종으로 생각되었다. 우리는 골든 리트리버를 어디에서 분양받을 것인지 살펴보았고 또 입양할 때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도 다방면으로 알아보았다. 리트리버 카페에도 가입하고 블로그도 살펴보고 유튜브 관련영상도 살펴보았다.


골든 리트리버가 털이 많이 빠진다는 문제는 이미 알고 있었고 또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새로운 사실이 나타났다. 우리에게는 정말 예상치 못한 문제였다. 골든 리트리버는 질병에 걸리기가 아주 쉽다는 것이었다.(https://www.youtube.com/watch?v=i71J5vHvjzI / 수의사가 친구들에게 절대 추천하지 않는 강아지 종류 TOP3)

골든 리트리버가 암을 가질 확률은 무려 50~60%에 이른다고 한다. 골든 리트리버가 암에 걸릴 확률은 거의 모든 견종 중 첫 번째에 속한다. 정말 너무 슬픈 일이다.


골든 리트리버가 갖고 있는 또 다른 고질병 중의 하나는 고관절형성부전이다. 이것은 골반 관절의 변형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일례로 미국에 있는 골든 리트리버의 50%는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골든 리트리버는 백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에도 취약하며 혈관육종도 대표적인 유전질환이다. 그 밖에도 간질,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 근이영양증 같은 면역 문제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골든 리트리버가 이렇게 유전병이 많은 이유는 골든 리트리버가 반려견으로 각광받으면서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인위적이고 무분별한 교배가 반복되면서라고 한다. 그래서 결국 유전적으로 안전한 골든 리트리버의 전 개체의 25% 이하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간이 자기만족 때문에 무분별한 교배를 시킨 결과다. 골든 리트리버는 전 견종을 통틀어 과잉 번식이 가장 많이 된 견종 중 하나라고 하는데 골든 두들이라는 품종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골든 두들이라는 품종은 골든 리트리버와 푸들의 이종교배종인데 믹스견이어서 유전병으로부터 자유로울 것 같지만 골든두들은 푸들과 골든리트리버의 유전병을 양쪽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으며, 장 문제와 알레르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의 잘못된 욕망은 역설적으로 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견종 중 하나를 가장 질병에 취약한 견종으로 만들고 말았다.


우리는 “부견과 모견을 잘 살펴보고 유전적으로 안전한 반려견을 찾아보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그럴만한 자신이 없었고 향후 우리의 반려견이 그렇게 아픈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웠다.


우리는 슬픔을 머금고 그렇게 골든 리트리버의 입양을 포기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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