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 가족의 사진을 찍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이들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나는 가족의 행복한 미소를 담고 싶었다. 하지만 카메라 너머로 바라본 이들의 모습은 조금 무뚝뚝했다. 남자 셋, 아빠와 두 아들은 어딘가 쑥스러운 듯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사랑해라고 따라 해 보세요.”
나는 미소를 유도하려 애썼다. 그러나 반응은 엄마의 조용한 목소리뿐이었다. 남자 셋은 그저 묵묵히 서 있었다. 부끄러운 것인지 아니면 귀찮은 것인지, 그들의 무반응은 이어졌다.
아이들이 있어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그럼, 김치! 치즈! 크게 외쳐보세요!” 하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때 엄마가 나섰다.
아들들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엄마는 앞으로 걸어 나왔다. “자, 김치! 치즈!” 엄마는 익살스럽게 말하며 아이들에게 따라해 보라고 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여전히 무반응이었다.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러자 마침내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다시 뒤로 물러나 자리 잡은 가족의 모습을 정돈하며 표정을 살피기 시작했다. “자, 한 번 더! 김치!”
하지만 남자 셋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결국 엄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틀었다. 화면 속 익살맞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 그 소리는 금세 방 안을 채웠고, 나도 미소가 번졌다.
그 순간 나는 카메라 셔터를 멈추지 않았다. 웃음이 가득한 가족의 모습이 렌즈에 담겼다. 가족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가족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는 것인데, 그 순간을 만들어낸 건 엄마였다.
가정의 행복은 엄마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리기까지 엄마는 쉬지 않고 노력했다. 아이들을 달래고, 웃게 만들고, 분위기를 끌어내는 모습에서 나는 깨달았다. 엄마는 정말 최고다.
나는 사진 찍는 사회복지사다. 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으며 그들이 가진 숨은 빛을 세상에 알린다.
오늘 촬영을 통해 다시 한번 배웠다. 웃음이 담긴 사진 속에는 그 웃음을 만들어낸 사람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대부분 엄마의 손끝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엄마는 언제나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