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집돌이 사이
20대의 직장인이 아닌 일상 속의 '나'는 게임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변수 덩어리 같은 게임들을.
RPG, 전략, 경쟁 게임 할 것 없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내가 뭘 선택하고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게 너무 재밌었다.
일상 속이 아닌 직장인의 '나'는 변수를 좋아한다. 회사라는 곳도 의외로 변수가 많다.
예고 없이 들어오는 신규 프로젝트, 이제껏 안 해본 방식으로 일해야 할 때, 갑자기 역할이 바뀌는 순간들.
근데 나는 그런 변수들이 싫지 않다. 오히려 재밌을 때도 있고, 성장하게 해 준다.
돌발 미션 같은 업무들에 적응하고, 방향을 바꾸고, 그 안에서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이 꽤 즐겁다.
예전엔 새롭고 도전적인 걸 찾아다녔다. 그게 재미있었고, 그게 나 같았다.
30대인 지금은,
변수는 일에만 맡기고 일상은 조금 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고,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방향이면 좋겠다.
어쩌면 이게 “30대의 체력”이자 “6년 차 직장인의 밸런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회생활 6년 차.
회사에선 여전히 변수를 즐기고, 도전을 반긴다. 그 덕에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그렇게 안 해도 되지 않나 싶다. 굳이 내 하루까지 변수투성이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내가 하기로 한 것만 하고 싶고, 결과가 예측되는 일을 조용히 해내고 싶다.
그런 단순함이 주는 안정감이 요즘은 참 좋다.
그래서 요즘엔 게임을 등한시하고, 러닝을 시작했다.
러린이(?)인 내 입장에서 러닝은 심플하다.
장비 준비하고, 코스도 근처 안양천 따라 대충 정해도 된다.
중요한 건 ‘내가 나가서 뛸 의지가 있느냐’ 그거 하나.
변수는 날씨뿐이다.
복잡한 전략도 없고, 누군가의 피드백도 없고, 내가 하면 되고, 안 하면 그대로다.
그게 너무 편하다. 그리고, 이상하게 기대된다.
러닝화 사고, 장비 검색하고, 달릴 날을 기다리는 내가 신기하다.
예전처럼 변수에 기대지 않아도,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순간이 있다는 걸 요즘 러닝하면서 느끼고 있다.